금융과 IT의 융합 등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국금융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끝장토론이 열렸다.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물론이고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등 국내 금융계 주요인사 108명이 총출동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IT·금융 융합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 아래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 확보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날 강연에 나선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금융연구소장도 기술이 금융을 바꾸는 지금이 한국에 기회지만, 변하지 않으면 다양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6개 금융협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3일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2015 범금융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1부 세미나, 2부 주요 사례 공유·확산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금처럼 위기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금융권 스스로 혁신전쟁에서 살아남아 성장하기 위해 개혁의 상시화가 절실하다”며 “금융위·금감원부터, 저부터 먼저 변화하겠다”며 금융권의 자발적인 변화와 개혁을 요구했다.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리처드 돕스 소장이 “각 금융사가 핀테크 자회사를 두고 30대 CEO를 임명해 핀테크로 모회사를 공격하게 함으로써 서비스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공격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공격이 들어올 것”이라며 “잠식을 원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임호 한양대 교수도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스포츠 유망주를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만들 듯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금융과 IT 융합은 돌이킬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며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 모두가 이익을 만드는 윈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핀테크업계가 금융사와 금융당국을 향한 금융사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성우 옐로페이 대표는 “정부의 모험투자 노력이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고 엔젤투자를 만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며 정부의 과감한 혁신노력과 금융사의 협력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도 다양한 규제 개혁 요구가 이어졌다.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는 금융사가 IT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방안을 만드는 과정에 금융사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토론을 통해 보수적 금융 관행을 혁신하고 규제 개혁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며 창의적인 금융인이 우대받는 문화를 조성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검사·감독 방식을 근본적으로 쇄신하고 가계부채 개선과 금융이용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