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리콜왕` 오명 벗기에 안간힘…"자진 신고로 이미지 개선"

‘리콜왕’ 오명을 썼던 한국지엠이 자진 신고를 통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최다 리콜과 결함 은폐 의혹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브레이크 호스 누유 결함을 국토교통부에 자진 신고했다. 한국지엠은 리콜 결정 전부터 국토부에 결함을 자진 신고하고 부품 수급 일정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수급 및 리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정 계획을 발표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리콜 대상은 라세티 프리미어, 크루즈, 올란도 세 개 차종 9만9985대로, 본격적인 리콜 시행은 오는 5월로 예정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크루즈 연비가 과장됐다며 국토부에 자진 신고하고 보상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차량 연비는 9% 가까이 과장돼 허용 오차 범위인 5%를 크게 벗어났다. 해당 차량 차주에게 최고 42만원을 보상하는 것과 별도로 과징금도 물어야 한다.

한국지엠이 지불할 보상액만 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연비 과장을 자진 신고한 만큼 과징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자진 신고는 지난해 최다 리콜을 기록하며 ‘리콜왕’ 오명을 썼던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총 10차례 리콜을 시행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리콜을 시행한 회사로 꼽혔다.

GM 본사의 위기 역시 영향을 미쳤다. GM은 미국에서 지난해 3000만대에 육박하는 최악의 리콜 사태를 겪었다. 점화 스위치 결함을 10년 전부터 인지했다는 ‘결함 은폐 의혹’까지 불거져 48개 주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국내외에서 차량 결함에 대한 소극적 대처가 화를 키운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 본사의 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고 본사 차원에서도 규정을 강화했다”며 “결함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리콜 발표 전이라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