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듯… 오디오, `한 지붕 딴 집 살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오디오 사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가정용과 포터블 제품 모두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같은 성격을 갖고 있지만 담당하는 사업부, 사업 전략이 달라 ‘딴 집 살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적으로 사업을 꾸리는 해외업체와는 다른 접근방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블루투스 헤드세트 ‘톤 플러스’는 첫 모델이 출시된 2012년과 비교해 월 판매가 300% 이상 신장하며 순항하고 있다. 미국 하만카돈과의 오디오 기술 협업 등 품질에 신경 썼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 제품은 오디오, 홈시어터 등을 관장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가 아닌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의 제품이다. 지난해 사내 웨어러블 사업을 MC사업본부로 일원화하며 톤 플러스도 ‘목에 거는’ 웨어러블 액세서리로 봤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헤드세트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함께 쓰이는 일이 많다”며 “이어폰 등 모바일 기기 관련 오디오 제품은 모두 MC사업본부에서 관장한다”고 말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블루투스 헤드세트 `톤 플러스` <전자신문DB>
LG전자 MC사업본부의 블루투스 헤드세트 `톤 플러스` <전자신문DB>
LG전자 HE사업본부의 홈시어터 <전자신문DB>
LG전자 HE사업본부의 홈시어터 <전자신문DB>

삼성전자도 지난해 내놓은 스피커, 이어폰, 헤드세트 제품군 ‘레벨’과 블루투스 헤드세트 ‘기어 서클’을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에서 맡았다. 반면 1분기 중 출시 예정인 달걀 형태의 무지향성 스피커는 소비자가전(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개발했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제품 성격을 분류했다.

양사의 이 같은 사업 방향은 모바일 기기와 TV에 강한 국내 사업 환경에 걸맞은 선택이라는 시각이다. 오디오를 두 사업의 보완재로 인식, 주력 사업을 이끄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 자체 개발한 전용 음성안내 앱 ‘BT 리더 플러스’는 ‘카톡 읽어주기 기능’으로 톤 플러스 매출 성장에 견인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장기적인 오디오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사업 통합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일 오디오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일관된 기술력과 마케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소니는 홈 엔터테인먼트&사운드 부문에서 사운드바, 헤드세트, 홈시어터 등 오디오 전 제품을 맡고 있으며, 파나소닉도 어플라이언스 부문으로 사업을 일원화했다. 미국 보스도 부문 구분 없는 통합 체제로 오디오 사업을 꾸리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