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올해 중점 경영과제로 핀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소매금융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종복 은행장은 4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금융 채널인 ‘모빌리티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접점을 늘려 소매 금융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통상 외국계은행은 기업 고객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소매 금융에 소홀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이런 관행을 끊고 내국인 은행장이라는 강점을 살려 1990년대를 호령했던 ‘제일은행’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박종복 은행장은 “1979년 제일은행원으로 입사 후, 창구 텔러부터 은행장까지 오면서 영업점에만 20년 근무했다”며 “노하우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에 균형을 맞춰 현지화를 위해 고객 눈높이를 맞춘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채널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에 비해 지점수가 적은 SC은행은 최근 불고 있는 핀테크 열풍이 오히려 자사의 경영 전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은행장은 “이제 오프라인 지점 개수로 대결하는 시대는 끝나고 은행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고민해야한다”며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태블릿을 들고 찾아가거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 쇼핑몰 안에 은행 팝업 데스크를 여는 등 핀테크 기술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모빌리티플랫폼은 ‘와이어리스, 페이퍼리스(wireless,paperless)’라는 기조 아래 카드나 예금 신규부터 모기지 대출까지 모두 고객이 있는 현장에서 마무리되는 IT 시스템이다. 신용대출은 6분, 모기지 대출은 26분이면 마무리 된다.
모빌리티플랫폼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험, 펀드 상품 등은 현행 ‘방문판매법’에 저촉된다.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박 은행장은 “지난해 태블릿 금융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를 통과한 유일한 은행이 SC은행”이라며 “현재와 같이 금융 규제가 속속 완화되고 있는 기류가 지속된다면 더욱 완결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C은행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 핀테크 기술의 수출을 장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핀테크 기술인 모빌리티플랫폼은 현재 세계 SC은행이 있는 10여 개국에서 활용돼 프로젝트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