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를 위해 올해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로 세제 문제를 포함한 규제개혁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4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취임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금융의 강점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화이며 은행의 인터넷뱅킹 못지않게 수준 높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봐도 우리 자본시장은 이미 앞서 있다”며 “우리나라 산업이 아날로그 시절에는 소니·파나소닉에 뒤졌지만 디지털 시대에 세계 선두로 갔듯 금융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금융투자업계가 선두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3대 기능인 지급결제, 예금, 대출 중 예금과 지급결제 기능은 증권사가 더 낫거나 잘 할 수 있다고 비교한 황 회장은 “핀테크를 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지급결제 확대가 은행이 독점하던 지급결제 기능의 개방을 의미하며 ‘핀테크발 혁명’에서 증권사가 앞장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투자기업 중 HTS·MTS 경험이 높은 선두주자들이 핀테크 회사로 치고 나가면 강력한 기세로 디지털 금융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시장 파이 키우기’를 핵심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연기금의 자본시장 참여 확대, 펀드시장과 연계한 수요 확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시장 파이 확대를 위한 최우선 선결 사안으로 세제 개혁을 꼽았다.
주식·펀드투자시 면세 혜택의 중요성을 강조한 황 회장은 “보험업 처럼 주식이나 펀드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시 면세해 주는 것이 형평성 측면과 주식시장 활성화, 장기 투자 패턴 정착에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거래세 과세로 침체돼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효과 조차 없어졌다며 거래 활성화에 방점을 두는 것이 선순환이라고 설명했다.
자본 시장이 금융 소비자 이익 중심의 사고로 전환해 신뢰를 찾고 5% 대의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노후자금·자산관리 투자의 대안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황 회장은 “고객의 중위험·중수익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금융투자사 직원이 회사의 이익을 넘어서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아 포트폴리오를 고르고 시장 상황이 바뀌었을 때 자세히 전해 변경도 권유해야 한다”며 “진정성 있고 전문성이 뒷받침 된 판매 노력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와 액수가 많이 늘어나 자본시장의 파이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해외시장 확대의 중요성과 외환업무 확대, 해외 상품 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산업 규제를 국제적 기준에서 재점검해 규제완화가 시장을 키우고 민간부문의 활성화를 도모해 세수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정부·국회를 상대로 설득력있게 제시할 방침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