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증권 전자화’를 이뤄 예탁결제산업의 새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증권업 핀테크는 플랫폼 사업자가 생태계를 만드는 ‘캡테크(CapTech)’가 돼야 하며 증권 전자화가 초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전자증권법(안) 마련을 적극 지원하고 연내 국회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자증권이 자본시장 맞춤형 핀테크인 ‘캡테크’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증권은 증권 실물을 발행하지 않고 증권의 발행·유통과 권리행사를 전자적 방법으로 하는 제도로 이종걸 의원이 ‘증권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유 사장이 제시한 대표적 캡테크 서비스는 ‘로봇 어드바이저’다. 유 사장은 “모바일 앱이 각종 증권·시사·기후 정보를 종합·분석해 알고리즘으로 처리하고 24시간 투자자에게 자문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고 비유했다.
증권 전자화는 캡테크 발전의 핵심 선결 과제가 될 것으로 봤다.
유 사장은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면 전자증권은 핀테크와 캡테크의 쌀”이라며 “캡테크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운동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상하는 사물인터넷(IoT)와 인터넷은행이 예탁결제원과 떼어놓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유 사장은 “전자증권법이 도입돼도 2~3년간의 사업 준비 제도가 필요하며 법의 통과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채권·대차·환매조건부채권(Repo) 등 장외거래에 대한 중앙청산소(CCP) 청산서비스와 결제안정성 제고를 위한 채권결제 자동대차서비스 개시도 앞뒀다.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권유 시스템 이용 활성화를 통한 의결권 산업 지원 플랫폼도 조성한다. 유 사장은 “자산운용사 의결권행사를 종합 지원하는 의결권 플랫폼 사업자로서 의결권 산업 발전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펀드거래표준화포럼(AFSF)을 창설해 역내 펀드거래의 표준화도 주도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신펀드시장인프라(NFS) 시스템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도 늘린다. 유 사장은 “아시아의 자산을 위한 중개 산업과 시스템은 비아시아에서 공급된다”며 “표준과 등록이 아시아에서 일어나도록 해야 하며 내년 가을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예탁결제 총회에서 연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