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상 위메프 대표…"책임 통감, 건강한 기업문화 만들 것"(일문일답)

[이버즈-황민교 기자] 위메프가 갑질 채용 논란과 관련해 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명 및 사과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가 대부분 질문에 직접 답했으며, 문답은 1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위메프는 지난 7일 지역MD 실무테스트 진행자 전원을 불합격 시켰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후 고용노동부에게 현장 근로감독을 받았다.

위메프는 “지역 영업직은 사내에서 업무 강도가 높아 퇴사율이 높은 직군이라 채용 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욕이 앞서 과도하게 높은 합격 기준을 제시했고, 이에 대한 명확한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개선안을 만들어 조치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책임 통감, 건강한 기업문화 만들 것"(일문일답)

다음은 위메프의 일문일답.

문: 갑질 채용 사건 이후 허민 대표와 교류가 있었는가.

답:사안이 발생한 뒤 허민 전 대표이사는 사안의 중대성을 알고 지원자 마음 잘 챙기지 못한 데에 대해 함께 책임을 통감했다. 이번 일을 통해 더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해줬다.

문: 이번 사건으로 고용노동부에 얼마의 과태료를 납부했는가. 시정지시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했는지도 궁금하다.

답: 과태료는 840만 원이 부과했으며, 개선안은 솔직히 말하자면 완벽한 로드맵이 도출된 상황은 아니다. 내부 시각에 매몰되지 않게 외부 의견을 구하고 있다. 빠른 개선안을 내놓는 것보다 제대로 정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

문: 불합격자 지원자를 합격으로 정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현황은 어떤가.

답: 채용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일단 과도하게 높은 합격 기준을 제시했고, 이에 대한 명확한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제가 잘못됐으면 전원 정답처리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최종 입사자 10명 중 5명은 애초 지원한 직무에, 나머지 5명은 마케팅 부서로 갔다. 면담 과정에서 나온 지원자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문: 최종합격 5명 마케팅 부서로 배치했다고 하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보상 차원이 아닌가.

답: 추가 인원 모집 계획이 전혀 없다거나, 있더라도 입사자의 경력, 직무관, 전문적인 수준이 맞지 않을 때는 보내지 않았다. 원래 T.O가 있고, 여기에 해당 입사자가 적합성을 갖췄느냐를 판단해서 결정했다.

문: 합격 기준 높았다고 하는데, 이전 합격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실무테스트 중에 어느 정도의 평균 매출 올려야 하나.

답: 상시, 비상시로 구직을 진행해왔지만 그때마다 기준이 모두 똑같은 건 아니다. 공통적으로 확인하는 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느냐다. 과거에 산출 자료가 없어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지만, 꼭 매출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상품의 매력도와 개수, 종류 등을 두고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문: 실무테스트 탈락 가능성에 대해 지원자에게 명확하게 알렸는가.

답: 일단 1, 2차 면접 과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걸 나중에 인지했다. 좀 더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앞으로는 사전고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문: 대표께서는 지역영업직 경험이 있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답: 그간 경력을 통틀어 1년 반 정도 해봤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영업 경력이 전무하고, 적성이 맞지 않은 경우 상당히 힘들다고 생각된다. 일단 지역 업주는 굉장히 바쁘므로 제안하려고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어렵다.

일부 사람이 경우 해당 업무가 정말 잘 맞아 후한 인센티브를 받지만 또다른 일부는 굉장히 상처받고 금전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도 있다.

초기 입사자에게는 업주 측에서 먼저 제안하는 인바운드 건을 먼저 맡게 하고 조금이라도 난이도 낮은 경험 먼저 하게 해주려고 한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5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갑질 채용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5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갑질 채용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문: 지원자의 탈락으로 봐야하느냐 수습사원 해고로 봐야하느냐.

답: 채용 절차를 거치는 중이었으므로 수습사원 해고는 아니다. 노동고용부 근로감독에서도 해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문: 사건 이후 회사 내부 분위기를 어땠는지.

답: 사원증을 걸고 다녔는데 사건 이후 자기도 모르게 지하철 안에서 빼게 됐다는 직원의 말을 전해 듣고 마음이 아팠다. 지역MD 직원들에게 업주분들이 많이 질문했다고도 하더라.

문: 마녀사냥이라는 억울함 있지 않나.

답: 회사가 급격하게 성장하며 인원이 늘어날 때 좀 더 꼼꼼하게 챙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논란 초반에는 처음 겪는 일이라 너무 경황이 없어 억울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지원자와 면담 이후에는 억울해할 일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문: 뒤늦게 합격한 지원자들 부담을 느끼지 않나.

답: 들어가면 어떻게 하겠느냐 걱정도 많았고 지금도 부담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2주간 같이 일했던 직원 및 팀장이 “당신들은 좋은 동료”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해주었다.

문: 위메프의 지원자 전원 합격, 긴급 기자회견 등의 조치가 매출하락을 수습하기 위함이 아닌가.

답: 기자회견이 매출에 더 안 좋은 영향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과까지는 할 수 있으나, 그걸 바라보는 시각은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 사과문 발표 이후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진행했다. 10명의 지원자를 포함한 직원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향후 그 부분에 매진하도록 하겠다.

문: 이번 사건으로 인해 내부 직원이 문책을 당하거나, 불이익 받는 조치가 있었나.(연봉삭감, 인사조치 등)

답:지금까지 없고, 앞으로도 없다. 대표인 제가 책임지겠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