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부평 1공장 중형차 생산 ‘홀딩’

한국지엠 부평 1공장 중형차 생산 ‘홀딩’

한국지엠이 올해 설날 연휴 기간 실시할 계획이었던 부평 1공장 중형차 생산 설비 공사를 유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장 통·폐합과 생산 축소 논란은 당분간 가라앉을 전망이지만, 말리부 후속 모델을 1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어 불씨는 남았다.

한국지엠은 지난 달 말 노사 합의에 따라 18일 전후로 예정됐던 부평 1공장 중형차 생산 설비 구축 계획을 철회했다고 8일 밝혔다. 예정됐던 공사는 현재 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말리부·캡티바·알페온 등 중형차와 준대형차를 1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으로, 공장 통·폐합 수순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현재 1공장은 젠트라·트랙스 등 소형차와 준중형차만 생산하고 있다. 〈본지 1월 12일자 1·2면 참조〉

이번 결정에 따라 1공장 공사는 최소 하반기까지는 미뤄질 전망이다. 생산 라인을 새로 구축하는 큰 공사를 하려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연휴를 활용해야 하지만 7월 휴가 기간까지 이렇다 할 연휴가 없기 때문이다. 1공장 공사 핵심이었던 앱실론(말리부 후속 모델)의 생산지 결정도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앱실론은 한국지엠이 올해 출시할 신차 10종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앱실론을 1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회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어 언제든 설비 공사가 재추진될 여지는 남겼다. 1공장 공사를 ‘공장 축소 음모’로 규정한 노조와 견해차가 여전해 하반기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번 공사 계획 철회는 노조 반발과 생산 축소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1공장 공사 계획이 알려지자 노조는 공장 앞 천막 농성을 시작하는 등 반발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말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노조와 협상을 시작해 공사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와 의견차가 크고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당장 이번 설에는 공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회사는 여전히 말리부 후속 모델을 1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논의 중이어서 (이번 공사 계획 철회가) 최종적인 결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