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 캄보디아에 한국형 핀테크 수출…저개발국가 금융 혁신에 `한류` 거세진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핀테크(FinTech)가 캄보디아에 수출돼 낙후된 금융시스템을 혁신하고 있다.

토종 중소기업이 국내에 적용된 금융결제 공동망과 가상계좌 등 한국형 핀테크를 수출, 해외에서 서비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저개발국가에서 한국형 핀테크가 또 하나의 한류 열풍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IT 전문기업인 웹케시는 캄보디아 현지 통신·금융서비스 사업자인 ‘윙(Wing)’과 협력해 지난해 말 현금자동입출기(ATM) 공동망 서비스 개시에 이어 스마트폰 기반 급여이체 서비스인 ‘페이롤(PayLoll)’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향후 수납 대행 빌링서비스와 외화송금서비스도 시작한다.

웹케시가 올해 본격화한 페이롤은 기업이나 기관이 급여 대상자에게 급여금액과 고유식별번호 등을 스마트폰 문자로 전송해 급여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급여 지급기관이나 기업이 웹케시가 부여한 가상계좌에 해당 급여를 입금하면 자동으로 급여 대상자에게 문자가 전송된다. 급여 문자를 받은 직원은 웹케시와 협력을 맺은 현지 통신·금융 서비스사업자인 윙 대리점에서 문자를 제시하고 해당 금액을 수령한다. 윙 대리점은 캄보디아 전역에 2000개가 설치돼 있다.

캄보디아 국민 대다수는 은행계좌가 없어 급여를 은행이체 형태로 받을 수 없다. 계좌가 있어도 은행 지점 수가 너무 적어 이용에 불편이 크다. 현재 캄보디아 국민 중 30%만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으며 최대 은행의 지점 수도 120개에 불과하다.

윤완수 웹케시 사장은 “1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10개 기업에서 1만명이 이용하고 있다”며 “이용자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4월에는 통신·전력요금이나 학원비 등을 수납 대행해주는 빌링서비스도 시작한다. 요금 납부 대상자에게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전송, 가까운 윙 대리점에서 요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과거에는 일일이 먼 거리에 있는 통신사나 전력회사 등 해당 기관을 방문, 오랜 기간 줄을 선 후 요금을 납부해야 했다. 윤 사장은 “윙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웹케시는 빌링시스템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외화를 송금할 수 있도록 신개념 서비스도 준비한다. 앞서 작년 말 캄보디아에 ATM을 공급, 결제공동망을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윙의 ATM을 이용해 돈을 송금할 수 있다. 지난해 ATM 20여대에 이어 올해 200대를 추가 공급한다.

웹케시의 페이롤 서비스 수출은 고품질로 평가되는 한국형 핀테크 기술을 최초로 해외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가상계좌를 사용, 각종 공과금 등 요금수납에 활용하고 있다. 과거 증권계좌나 보험금 납입 시에도 가상계좌를 활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이 일반화됐다.

ATM도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금융사가 보유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입출금하거나 송금·조회 등을 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은 타 금융사, 기관 간 결제를 연동할 수 있도록 금융공동망을 제공한다.

금융IT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핀테크를 적용했다”며 “금융 인프라가 선진화된 우리나라보다 현격히 낙후된 저개발국가에 한국형 핀테크 수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캄보디아 외에 금융이나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을 대상으로 한국형 핀테크 수출이 활발할 전망이다. 인프라가 열악한 대부분 국가는 유선 인프라 구축을 건너뛰고 무선 인프라를 도입해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다. 금융IT 전문가는 “머지않아 전자정부 등 공공IT서비스에 이어 핀테크가 새로운 한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웹케시는 이달 말 B2B핀테크연구센터를 설립한다. 웹케시 B2B핀테크연구센터는 윤완수 사장을 센터장으로 총 16명으로 구성된다. B2B핀테크 사례조사와 상품연구·개발 등을 수행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