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식 지상파 4K 초고화질(UHD, 3840×2160) TV 전송규격 ATSC 3.0 기술을 확보, 세계 최초로 ATSC 3.0 기반 지상파 4K UHD 방송의 원거리 송수신에 성공했다. 지난해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ATSC 3.0 표준규격 제정에 주도적으로 나서며 4K UHD TV 시장 선점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ATSC 3.0 기술을 확보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ATSC 3.0 송수신 실험을 진행했다. 현지 방송장비업체 코마크, 팀캐스트와 협업해 라스베이거스 블랙마운틴에 송신기를 설치, 삼성전자 65인치 UHD TV로 실시간 수신했다. 실험에 쓰인 콘텐츠는 엠펙(MPEG)-H로 압축됐으며 영상과 음성 코덱으로는 각각 HEVC와 3D오디오가 쓰였다.
삼성전자의 ATSC 3.0 실험 성공으로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ATSC 3.0 표준 제정도 우리 업계가 주도하게 됐다. ATSC 3.0은 고효율 압축 전송이 가능해 6㎒ 대역에 4K와 HD(1280×720)급 동영상 방송과 양방향 데이터 방송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어 4K UHD 전송규격으로 유럽방식 DVB-T2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2002년 ATSC 원천기술을 확보한 LG전자도 지난해 4월 ATSC 3.0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LG는 2002년 이후 전 세계 TV 제조사, 셋톱박스 제조사 등으로부터 특허료로 연간 수억달러를 벌어들이는 ATSC 진영 대표 업체다. 삼성전자도 LG전자와 함께 미국 ATSC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모바일 방송 전송규격 ATSC-M/H를 제안하고 2009년 표준으로 등록하는 등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유럽방식 DVB-T2를 이용한 지상파 4K UHD 방송 광역권 수신 성공에 이어 ATSC 3.0 기술 확보로 세계 4K UHD TV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지상파 4K UHD 방송 전송규격이 결정되는 대로 어느 TV 제조사보다 즉시 고객지원에 나설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양 사는 올해 출시 UHD TV부터 DVB-T2 튜너를 기본 내장했으며 전송규격이 ATSC 3.0으로 결정될 때에도 조속히 기술 지원에 들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관계자는 “ATSC 3.0 확정 후 이를 규격으로 채택하는 국가의 소비자에게는 튜너 기능이 있는 ‘원 커넥트 박스’ 교체로 빠른 기술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존 가프리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은 “새 기술(ATSC 3.0)은 UHD 방송의 전송뿐만 아니라 양방향 방송 같은 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 부사장은 파이어니어, 소니 등을 거쳐 2006년 삼성에 합류한 방송, 통신 등 정책 전문가로 2011년에는 ATSC 이사회 의장을 지냈으며 전미가전협회(CEA) 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