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지난달 안팎에서 저조한 판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체 판매의 25%를 차지하는 미국과 내수 시장 점유율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모델 부족과 미국 및 일본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내수 시장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한 수입차 공세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60% 점유율마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800만대 돌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고등이 켜져 판매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미국 및 내수 시장 점유율이 모두 동반 추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8만2804대를 판매해 7.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은 2.2%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0.8%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13.7%에 달하는 전체 시장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판매 성장세가 원인이다. 같은 기간 미국 ‘빅3’인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물론이고 최대 경쟁 업체인 일본 업체들이 모두 1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해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픽업트럭 판매 급증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의 인센티브 공세로 현대·기아차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수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서 총 6만6804대(상용 제외)를 판매해 60.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5.4%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까지 60% 중반대를 오가던 월간 점유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해 주목된다. 내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월간 판매량 2만대에 육박한 수입차 파상공세의 영향이 크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연식 변경에 따른 큰 폭의 할인 판매로 수입차 판매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측면이 있다”며 “쏘나타, 카니발 등 주력 모델과 더 뉴 i40 등 신모델을 앞세워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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