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검토에 착수했다. 회사가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지불결제사업에 이어 인터넷은행까지 진출하면 ‘핀테크 대표주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대표 이석우) 관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설립형태 및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두루 살피는 정밀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지금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진출에 소극적이던 자세를 바꿔 참여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사업타당성을 검토하는 수준이어서 세부적인 금융당국의 후속 정책이 나와야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은행을 설립하면 단순히 대출이나 송금뿐만 아니라 할부금융, 투자 등의 영역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설립한다 해도 금융은 전문 영역인 만큼 단독 설립보다는 합작이나 공동투자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운영 중인 지불결제 사업도 개편한다. 상반기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에 추가 서비스를 내놓는 게 목표다.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신용카드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카카오페이는 온라인 쇼핑몰, 여행몰, 배달앱 등 모바일과 PC 영역에서만 결제수단으로 사용됐다. 이를 오프라인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정성열 다음카카오 매니저는 “카카오페이가 신용카드 일종이어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는 없고 지불결제(PG) 업체나 신용카드사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르면 상반기 개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금카드처럼 사용하는 뱅크월렛카카오는 현재 근거리무선통신(NFC)에만 적용되지만 향후 바코드 등을 결제수단으로 추가하고 현행 이용한도도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용자에게 멤버십(회원)이나 할인쿠폰 혜택 등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 매니저는 “기술적인 검토와 내부 테스트를 거쳐 늦어도 3분기 초반까지는 관련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가 인터넷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최근 엔씨소프트나 네이버 등 인터넷 업계가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이버는 상품 검색 강화와 함께 지불결제 수단으로 ‘네이버페이’ 도입을 선언했고, 엔씨소프트 역시 KG이니시스와 함께 핀테크 시장 진출을 앞둔 상황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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