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소리바다에 이어 벅스와도 손잡고 360만여곡의 음악 콘텐츠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4월 출시 예정인 ‘무지향성 360 오디오’ 전용 앱에 벅스의 360만여 음악 콘텐츠를 탑재하기로 했다. 무선사업부가 소리바다와 손잡고 ‘밀크’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벅스 음악콘텐츠까지 확보하면서 삼성전자는 음원시장의 대형 유통채널로 급부상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무지향성 360 오디오 전용 앱 ‘멀티룸 2.0’에 벅스가 보유한 국내외 음원 360만여곡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밀크와 동일한 사용자 환경(UI)에 벅스의 음원을 실어 고객들이 선호하는 음악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가격 등 세부 조건은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달걀 모양의 이 오디오는 삼성전자 VD사업부가 SUHD TV와 함께 올해 역점 사업으로 삼은 전략 제품이다. 단일 와이파이망에 여러 대의 기기를 연결하는 ‘매시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해 여러 곳에 흩어진 오디오들을 마치 한 대처럼 즐길 수 있게 ‘멀티룸 오디오’를 구현한다.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전용 앱 ‘멀티룸 2.0’과도 와이파이로 연계돼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은 물론이고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 유럽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 튠인 등의 음원·스트리밍 서비스를 무지향성 오디오에서 들을 수 있다.
네오위즈인터넷이 최근 벅스의 기능을 업데이트한 것도 삼성전자의 기기 탑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 네오위즈인터넷은 와이파이 환경에서 음원 80만곡을 CD 수준의 음질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을 벅스에 탑재했다.
음악업계 관계자는 “네오위즈인터넷이 벅스의 앱을 삼성전자 오디오 신제품에 넣기 위해 음악저작권신탁단체들과 협의 중이며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휴에 대해 음악업계는 음악 청취 기기가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기기로 확대되는 것은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한 음악저작권단체 관계자는 “음악을 듣고 향유할 수 있는 기기가 늘어나는 것은 음악산업 전반에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무지향성 360 오디오는 고정형 ‘솔로(WAM7500)’와 이동형 ‘무버블(WAM6500)’ 2종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각각 50만원대 후반과 4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됐다. 이들 제품은 VD사업부가 미국 캘리포니아 ‘오디오랩’에서 개발한 2015년 전략제품으로, 삼성전자의 TV 시장 영향력을 오디오로 전이시키는 선봉 역할을 한다.
무선 오디오 시장은 시장조사업체 센시안리서치가 오는 2020년까지 연 평균 2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영상·음향(AV) 가전의 새 블루오션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뿐만 아니라 데논, 보스, 하만 등 오디오 시장 선두권 업체들도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