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첨단 ICT 기반 3세대 의료기관 GPO, 병원 구매·물류를 혁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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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통합구매대행(GPO)이 3세대로 진화한다. 전화나 팩스로 공급사에게 건별로 주문, 구매대행을 하게 한 1세대와 발주시스템 기반으로 구매대행업체가 물량을 확인, 공급하던 2세대를 지나 의료기관과 구매대행업체 간 발주·구매·물류시스템을 연동한 실시간 구매대행 체계로 고도화된 것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기관 GPO가 병원의 구매·물류를 혁신하고 있다. GPO 대상도 대형 국공립병원 중심에서 사립병원, 중견병원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3세대 핵심은 실시간 수술물품 배송체계

3세대 GPO 핵심은 첨단 정보시스템이다. 케이스카터딜리버리시스템(CCDS)이 대표적이다. 의료기관은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과 처방전달시스템(OCS)을 GPO 업체의 구매·물류정보시스템과 연동, 실시간 데이터 교류체계를 갖춘다.

의료기관에서 수술이 결정되면 수술일정과 필요 물품 구매 데이터가 자동으로 GPO업체로 전달된다. 해당 물품은 GPO업체 물류센터에서 자동으로 패키징돼 수술일정에 맞춰 병원으로 전달된다. GPO 업체가 보유하지 못한 물품은 해당 공급사로 데이터가 전송돼 직접 물품을 받는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암병원 등이 CCDS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양대병원은 도입을 준비 중이고 가천대길병원은 검토 중이다.

정량·보충시스템도 3세대 GPO의 핵심이다. 의료기관의 의약품과 수술도구 등 각종 자재에 대한 재고관리를 GPO 업체가 대행해주는 시스템이다. 의료기관 내 각종 자재를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파악, 자재가 필요한 수량에 못 미치면 자동으로 공급,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이지메디컴을 비롯한 국내 GPO업체들은 자재별로 바코드 등을 부착, 생산부터 유통·소비까지 전체 이력 관리를 해주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시스템 구축도 준비 중이다. IoT 기반 자재 이력관리가 가능해지면 의약품 변질 등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의약품의 악의적·불법적 유통 체계도 예방할 수 있다.

김광일 이지메디컴 IT연구소장은 “첨단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GPO가 고도화됨에 따라 의료기관의 업무 효율화가 가능해졌다”며 “과거 의료진이 하던 자재 주문·구매, 관리 등을 아웃소싱업체에 맡기고 본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중견병원으로 도입 확대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던 의료기관 GPO가 점차 프랜차이즈병원과 중견병원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대형병원에 비해 재정과 인력이 부족한 중견병원은 GPO로 내부 업무 효율화와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자칫 특정 부서나 인물에 의한 리베이트 관행으로 자재 부실과 병원 신뢰도 하락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대표 병원은 CNP차앤박피부과다. 서울과 수도권에 25개 지점을 두고 있는 CNP차앤박피부과는 GPO를 도입, 구매 업무를 효율화했다. 각 지점 병원에서 필요한 각종 물품과 자재를 통합으로 구매해 비용절감과 인력 운영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최근 다수의 프랜차이즈병원이 GPO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50~100병상 규모의 중견병원도 GPO 도입에 나서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관 GPO 도입을 위해 리베이트 등 기존 구매 관행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GPO 도입이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료기관의 GPO 도입이 확대되면서 관련업체도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지메디컴 IT연구소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인가를 받아 ICT 기반 GPO 고도화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케어캠프도 역량을 강화, 의료기관 GPO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의료기관 GPO 진화 단계>


의료기관 GPO 진화 단계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