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아이폰6은 당초 사파이어가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급업체 도산으로 계획이 중단됐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공중에 떠버린 사파이어 유리 공장을 애플이 거대한 데이터센터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애플은 당초 아이폰6에 쓰일 사파이어 글라스를 자체 생산할 계획을 세웠지만 마지막에 외부 공급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는 정책으로 변경했다. 당시 공급 계약을 맺은 GT어드밴스드테크놀로지(GT Advanced Technologies)는 애플과 공동으로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을 건설하고 실제 공급을 위한 준비를 했다. 하지만 시험 생산한 사파이어 글라스의 원료인 사파이어가 애플과 사전에 합의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문제가 발견됐다. 그대로는 제품에 사용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

결국 애플은 공장에서 생산될 사파이어 글라스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지난해 9월 아이폰6이 발표된 지 2개월 뒤에 10억 달러 투자를 허비한 GT어드밴스드테크놀로지는 파산 신청을 하고 공장 등은 자산 관리를 받게 됐다.
이 공장은 면적이 12만m2에 달한다. 사파이어 글라스 공장 이전에는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는 공장이었다고 한다. 애플은 이 공장에서 사파이어 글라스를 생산,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 의존하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제품 제조를 미국 내로 돌려 일자리를 창출하려 했다. 공장이 도산 사태를 맞았지만 애플은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열어 이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사전 합의를 지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 측은 미국 내에 투자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애리조나 주에 건설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이제껏 애플이 투자한 것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애플 직원 150명을 새로 고용하며 건설 과정에서 계약업체도 300∼500개에 달해 지역에 매력적이다. 공장에서 사용되는 전력은 지역 내에서 새로 건설될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해 100% 재생 에너지에서 충당하게 된다.
GT어드밴스드테크놀로지와의 합의 내용에 따라 애플이 실제로 이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건 2015년 12월 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주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이 공장 외에도 1만 4,500가구 이상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 건설과 투자를 하기로 되어 있다.
한편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 등에 쓰인 코닝의 고릴라글라스(Gorilla Glass)의 경우 차기 모델은 사파이어 수준 강도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코닝이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파이어(Project Phire)가 사파이어 글라스 못지 않은 내구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것.
고릴라글라스의 장점은 사파이어가 안고 있는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것이다. 더 싸고 가볍다. 코닝이 선보인 최신 모델인 고릴라글라스4의 경우 이전 모델보다 2배 이상 내구성을 높였지만 내구성 면에선 사파이어가 월등하다. 이번에 발표할 프로젝트 파이어는 이런 점은 개선해 사파이어 수준 강도가 될 전망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