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하이브리드 메모리’ 뜬다…기존 메모리 `보완`에 초점

D램·S램·낸드플래시 메모리 외에 P램, R램, STT-M램 등 새로운 비휘발성메모리(NVM) 수요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년 전부터 기술을 개발해온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새로운 메모리 제품군의 기술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상용화를 위한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고심 중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기존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메모리 제품군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창출하는 형태가 아니라 시장 요구를 맞추기 위한 것이어서 상용화에 성공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차세대 메모리가 이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D램, S램, 낸드플래시를 대체하기보다 이들의 성능을 보완해주는 데 초점이 맞춰있다는 것이다. 4~5년 전에는 공정 미세화 한계로 차세대 메모리가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14나노까지 상용화했고 10나노 이하 기술이 등장할 전망인데다 3차원 반도체 적층 기술과 멀티 패터닝 기술 등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설계·공정·소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 메모리의 ‘대체’가 아닌 ‘보완’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차세대 메모리 제품군은 P램(상변화 메모리), R램(저항변화형 메모리), STT-M램(스핀주입 자화반전 메모리)이다.

P램은 플래시메모리보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른데다 전원이 끊겨도 저장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플래시메모리의 비휘발성을 모두 가진 차세대 메모리다. 차세대 제품군 상대적으로 기술 완성도가 높아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0년 휴대전화용 P램을 개발했다.

R램은 전압을 가해 전류 통로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데 따른 재료의 저항 변화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다. 도시바, IBM, 삼성전자 등이 수년 전부터 기술 개발을 해온 차세대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쓰고 지우기를 1조회 이상 반복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을 높인 R램 기술을 2011년 개발했다. 2016년 양산이 목표다.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와 HP도 R램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STT-M램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모두 가져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남아있는 차세대 메모리다. 10나노급 이하 초미세 공정으로 회로를 집적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지난 2011년부터 공동 개발하고 있다.

노재성 SK하이닉스 수석연구위원은 “니어(Near)·파(Far)·스케일아웃(Scale-out) 메모리 등 다양한 비휘발성 메모리들이 시장에서 개발되고 있어 향후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가 중요해졌다”며 “기존 메모리의 단점과 성능을 보완하는 메모리로 각광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