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정부가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보급 정책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이어 차세대 친환경차 시장까지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빠르면 2020년부터 시장이 열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촉진 정책도 급가속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보급 촉진을 위해 일본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전기차를 도입하는 버스, 택시, 트럭 운수 업체에 충전 설비를 포함한 총 도입 비용의 3분의 1부터 많게는 절반까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나 유관기관에는 작년 7월부터 초소형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모든 전기차 소유자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 보조금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연료전지차 보급 촉진 정책으로는 차량 판매가격의 40%에 해당하는 300만엔(국비 200만엔, 도쿄시 100만엔)의 구매보조금을 도요타의 첫 연료전지차 출시에 맞춰 지원한다. 또 연료전지차 도입 택시 업체에 대해서는 전기차 도입시와 동일하게 충전 설비를 포함한 총 도입 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연료전지차 소유자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 보조금 등 전기차와 동일한 지원 조치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수소 충전소를 연말까지 총 1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로 지난해부터 시행해 온 충전소 설치비 지원 예산을 72억엔에서 올해 100억엔으로 대폭 증액했다. 게다가 수소 충전소 운영비를 최대 3분의 2까지 지원하는 방침을 작년 말 발표했다. 그 외에 2020년 목표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분야는 작년 11월부터 국가 차원의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 연구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까지 가속, 감속, 조향 등 다기능 자동 제어 차량, 2020년대 전반까지 긴급 상황에서만 운전자 조작 필요 차량, 2020년대 후반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에는 자율 주행 신기술 성능을 가상 주행 상황에서 검증할 수 있는 영상 DB를 2018년까지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일련의 자동차 산업 정책은 미래 자동차 경쟁에서 일본 업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나아가 일본 자동차 산업이 한층 더 고도화됨으로써 국가 경제 성장과 고용 증대에 더욱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각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 경제 차원의 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고 그 실행 방안을 범정부 차원에서 수립해 본격 추진해야 할 때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