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LED 제조업계, `원가 혁신` 체질화에 총력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업계가 원가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LED 조명의 종소기업적합업종 제외로 경쟁구도가 한층 강화되면서 자칫 값싼 중국 LED 칩이 국내에 더 많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ED 칩·패키지 업체들이 중국 LED 칩과의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 외에 다양한 방법을 통한 원가 혁신에 나섰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부터 원가혁신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대량구매를 통한 구매비 절감은 물론,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풀 생산이 가능하도록 재설계하는 등 고정비를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를 만드는 원재료인 사파이어 잉곳 성장로도 자체 구축해 원가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드밴스트 키로풀로스(A-KY) 공법으로 경쟁사 대비 20~30% 원가가 저렴한 사파이어 잉곳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후발 주자인 만큼 보다 강도 높은 원가 혁신 방안 마련에 나섰다”며 “무엇보다 원가 혁신을 체질화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일정 광도와 색좌표를 요구하는 고객사들을 한대 묶어 최대한 ‘맞춤형 대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생산 체제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드타임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매년 20~30%의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국내 LED 칩 제조업체들은 유기금속화확증착장비(MOCVD)내 대표적인 소모품인 웨이퍼 캐리어를 보다 수명이 길면서도 저렴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티티에스라는 국산 장비 업체가 세계 1위 LED MOCVD 업체인 독일 엑시트론의 대체용 웨이퍼 캐리어를 개발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기존 엑시트론의 웨이퍼 캐리어는 평균 2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티티에스가 개발한 웨이퍼 캐리어는 수명을 10개월 이상 보장하는 데다 파티컬이 없어 수율 개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적용해 제품 양산에 들어갔으며 LG이노텍·서울반도체·일진디스플레이 등에서도 막바지 양산 평가만을 남겨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혁신을 위해선 결국 기술 혁신을 통한 수율 향상이 최대 관건”이라며 “수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집중 분석해 새로운 공법을 개발, 의미 있는 원가절감 혁신을 해야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