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화질(UHD 3840×2160) TV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선진시장에서의 성장이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풀HD(1920×1080)와 혼재됐거나 이제 갓 디지털 전환에 들어간 신흥시장보다는 높은 구매력을 갖춘 선진시장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UHD TV의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간 지역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각각 29.3%, 70.7%에서 올해는 34.1%, 65.9%로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량도 지난해 각각 22.5%, 77.5%에서 올해는 31.5%, 68.5%로 변화가 예측됐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이번 조사에서 선진시장에 북미, 서유럽, 일본을 포함했고 신흥시장에 나머지 지역을 넣었다. 아시아에서 일본만 떼어내 한국과 중국, 호주 등 일부 G20 국가를 신흥시장에 분류한 것을 감안하면 선진시장에서의 UHD TV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오는 2018년에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격차가 더욱 좁혀져 매출 기준 각각 38.5%, 61.5%, 판매량 기준 각각 36.9%, 63.1%로 예측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4K UHD로 제작될 예정인 가운데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전환에 맞춰 TV를 교체한 가구에서의 교체 수요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에 TV 제조사들도 선진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일찍이 선진시장에 집중, 지난해 북미, 서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UHD TV 점유율을 60% 이상 달성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70%에 이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체 TV 판매 중 UHD와 풀HD의 비율이 10%, 90%인 점을 고려하면 이익이 많이 남는 UHD TV 중심의 선진시장 마케팅이 통했다는 의미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도 SUHD TV 출시 기자회견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수량 기준 10%, 매출 기준 30%”라며 “올해에도 프리미엄 시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울트라HD(UHD)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OLED) TV를 한국에 이어 북미, 서유럽 등 선진시장에 잇달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러시아 등 동유럽 환율 불안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도 올레드와 울트라HD TV의 출하량과 매출 증가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진호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기획관리담당 상무도 “올해 TV 세트 업체들이 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울트라HD를 포함한 하이엔드(프리미엄) 모델 비중을 늘려 이익을 늘리는 쪽으로 사업을 꾸릴 것”이라고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 2013~2018년 선진시장, 신흥시장 UHD TV 매출 및 판매량 비중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