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신흥국 공략 박차.. 11년만에 차량 전면 변경 나선다

도요타가 신흥국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11년 만에 전략 모델의 전면적인 변경에 나섰다. 점차 강화되는 신흥국 환경 규제에 기준을 맞추고 다양한 현지화 차량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변경에 나서는 차량은 ‘IMV’로 불리는 신흥국 시장 전용 차량이다.

닛케이신문은 도요타가 약 1000억엔(약 9000억원)을 투자해 신흥국용 전략 모델 변경에 나선다고 12일 전했다. 자동차의 기본 구조가 되는 섀시를 개량해 연간 100만대를 판매하는 전략 차종도 다양화한다.

회사는 새로 개발하는 섀시 하나로 픽업트럭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미니밴 등 차량을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엔진도 개량해 연비 등을 높여 신흥국에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에 대응한다.

도요타는 이번 전면 변경의 첫 작품으로 올 봄 태국에서 신형 픽업트럭 생산을 시작한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도 순차적으로 설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엔진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변속기는 필리핀과 인도 등에서 생산해 부품 대부분을 현지 조달하고 비용을 낮출 생각이다.

IMV는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 17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판매돼 지난해 96만5000대를 생산했다. 회사는 오는 2016년 생산 대수를 109만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번 변경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신흥국의 자동차 환경 규제 강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은 세금 감면 등 우대 혜택을 주는 친환경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의 기준을 채택했다. 신흥국 공략에 있어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환경 성능이 뛰어난 차량 개발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점유율이 80% 달해 ‘텃밭’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중장기적으로 큰 성장이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중국 상하이 자동차 그룹이 진출하고 폴크스바겐도 공장 건설을 계획하는 등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