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월부터 수도권과 세종정부청사를 오가는 통근버스를 대폭 축소한다. 주중 매일 운행했던 통근버스를 월요일과 금요일로 줄여 통근버스를 이용한 평일 출퇴근이 불가능하게 됐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최근 이런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매일 운영하던 수도권-세종청사 간 통근버스를 7월부터는 월요일 출근시간과 금요일 퇴근시간에만 가동한다는 내용이다.
수도권과 세종청사를 오가는 통근버스는 월요일 82대, 화~목요일 각 57대, 금요일 71대다. 이 중 화~목요일에 오갔던 통근버스 57대의 운행을 중단하는 것이다. 세종권(대전·공주·오송·조치원·청주)을 운행하는 통근버스는 일단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아직 대중교통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행자부는 올해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수도권 통근버스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올해 관련 예산은 약 98억원이다.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작년 통근버스 예산은 142억4300만원이다. 작년에는 기존 예산 99억6300만원에 추가로 예비비 42억8000만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비비 배정이 어렵다고 판단, 통근버스 감축에 나선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여러 가지 정황상 추가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존 예산 범위에서 해결하려면 수도권 운행을 월·금요일로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통근버스 감축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출퇴근에 적지 않은 불편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서기관 이상 공무원은 세종에 거처를 마련하지 않은 사례도 많아 주거문제 해결이 시급해졌다. 반면 사무관 이하 공무원은 상당수가 이미 세종과 인근 지역에 거처를 마련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처 한 공무원은 “실·국·과장급 공무원은 자녀 교육, 배우자 직장 문제 등으로 세종에 정착할 여건이 안 되는 이도 많다”며 “7월부터 통근버스가 축소되면 고속버스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시간·경제적 소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