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조호견 이노그리드 대표 ‘성채(The Citadel)’

클라우드 전문기업 이노그리드 조호견 대표는 영국의 유명한 A.J. 크로닌의 고전소설 ‘성채(The Citadel)’를 추천했다.

“‘성채’는 80년 가까이 된 고전 소설 이지만 지금 읽어도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습니다. 책 전체에 작가의 해박한 의학지식과 사실적 묘사 등이 책을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해줍니다.”

[CEO와 책]조호견 이노그리드 대표 ‘성채(The Citadel)’

이 책은 의대 본과에 들어가면 선배들이 추천하는 도서로도 유명하다.

감동을 얻기 위해 주인공인 ‘앤드류’와 작가인 ‘크로닌’의 설명이 약간 필요하다. 주인공 앤드류는 청년의사로 의대를 졸업하고 탄광촌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한 젊은이다. 작가는 주인공 앤드류를 통해 자전적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바로 영국 의료체계와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의사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앤드류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를 보살피려 했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다.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면서 앤드류는 심각한 갈등을 겪는다. 급기야 의료계의 현실이 거대한 성채처럼 다가온다. 앤드류는 환자의 생명보다 물질을 더 중요시 하는 의료계 현실과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에 앤드류 자신이 스스로 그 성채 안에 갇히고 만다. 하지만 그의 곁에서 이상을 지켜주는 아내의 도움으로 자기 자신을 다시 되찾으며 진정한 의사로의 길을 찾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조 대표는 “마음만 먹으면 난공불락의 성채를 오르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어렵고 힘든 시기에 크리스틴처럼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만 있다면 우리 마음속 성채는 가까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 ICT업계도 성채모양의 거대한 구름과 싸우는 처지에 놓였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회에 나와 구성원으로 창업이나 사업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다하다 보면 현업에서는 성채와 같이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기도 한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글로벌 거대 기업의 경쟁 속에서 자신의 기술력을 알리거나 인정받기란 역부족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정부가 기술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 ICT의 근본 체질개선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 각종 규제로 창조경제와 융합 서비스로의 발전이 더디다. 특히 ICT혁명이라 불리우는 클라우드 컴퓨팅분야는 각종 규제로 가장 큰 시장인 공공시장에 진입조차 못한다. 그 사이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밀려들고 있다.

클라우드는 모든 IT산업의 인프라 기술이다. 바로 이 기술 위에 올라가 빅데이터, IoT 등으로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

성채모양의 글로벌기업과 경쟁을 위해서는 흔들림 없이 기업 고유의 기술개발과 꾸준한 투자, 그리고 크리스틴과 같이 어려울 때 도움 줄 수 있는 정부지원이 손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년 가까이 지연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이 이번에는 꼭 통과되기를 산업계가 기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창업을 시작해 어렵고 힘든 시기가 다가오면 꼭 한번 다시 이 책을 꺼내서 읽어보기를 권했다.

그는 “사업초기 마음먹었던 초심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며 자신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