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무용지물이었던 VTS, 국산SW 적용해 한국형으로 재탄생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무용지물이었던 해상교통관제(VTS)시스템이 국산 소프트웨어(SW) 도움을 받아 국내 해상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재탄생한다. 진도VTS는 급변침 등 세월호 항적의 이상 징후를 적절히 파악하지 못해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VTS에 국산 SW 적용으로 한국형 해상관제는 물론이고 연간 8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국민안전처는 110억원을 투입해 100% 외산에 의존하는 VTS시스템 SW를 국산화하는 사업을 오는 2016년까지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군산VTS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진행, 보완 작업을 거쳐 2016년 개발이 완료되면 전국 18개 VTS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한다.

VTS시스템은 해상교통의 안전과 효율성 증진을 위해 선박을 탐지하고 통신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운영해 선박에 안전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레이더와 CCTV, 선박자동식별장치 등 12종의 장비를 해상교통관제 SW로 연동해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동안 해상교통관제 SW는 노르웨이의 ‘노르컨트롤’과 독일의 ‘아트라스’ 제품이 주로 적용됐다.

그동안 외산 SW는 국내 해상환경에 잘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VTS센터에 설치된 시스템이 급변침 등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 관제 교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다른 기관에 연계되지 못해 구조 골든타임을 놓치기도 했다.

외산 SW 사용에 따른 구매와 유지관리 비용 부담도 컸다. 외산 SW 구매비용은 VTS센터별로 적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60억원에 이른다. 유지관리 비용도 20억~25억원이 소요된다. 즉각적인 유지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사용자 편리성도 떨어졌다.

새로 개발되는 국산 SW는 국내 해상환경에 적합한 해상관제는 물론이고 구매·관리 비용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SW는 외산 가격의 절반 정도로 추산된다. 즉각적인 VTS시스템 유지관리도 가능하다.

서홍용 국민안전처 해상교통관제과장은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해상교통관제 국산 SW를 개발하고 있다”며 “국산 SW가 적용되면 향후 연간 8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