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비즈니스 모델 `VoD`로 전환···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라

LG유플러스가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HBO(Home Box Office)’와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독점계약을 맺은 것은 VoD 콘텐츠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현재 비슷비슷한 VoD 콘텐츠를 제공 중인 경쟁사보다 양과 질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한계에 직면한 국산 콘텐츠에서 벗어나 외산 콘텐츠 수혈로 확실하게 서비스 차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HBO가 보유 중인 ‘왕좌의 게임’ ‘뉴스룸’ 등은 국내에도 열혈 팬이 많아 킬러 콘텐츠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HBO와 체결한 독점 계약에 따라 향후 6개월 간 HBO가 보유한 ‘왕좌의 게임’ ‘뉴스룸’ ‘밴드 오브 브라더스’ ‘보드워크 엠파이어’ ‘트루 블러드’ 등 영상 콘텐츠를 VoD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미국 주요 방송사가 자사 콘텐츠의 한글 자막을 제작·배포한 한국 아마투어 자막 제작자를 집단 고소하면서 미국 드라마(미드) 팬들이 VoD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KT IPTV 서비스 올레tv가 지난해 미드 자막 소송 이후 집계한 해외 드라마 VoD 매출은 4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HBO 콘텐츠를 독점으로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HBO 콘텐츠 마니아 층이 대거 VoD 서비스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여러 유료방송사업자가 최근까지 HBO와 접촉했지만 계약 금액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LG유플러스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며 “HBO VoD 콘텐츠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출시된 디즈니의 ‘겨울왕국’은 대표적 글로벌 킬러 콘텐츠다.

KT IPTV 서비스 올레tv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VoD로 제공된 영화 콘텐츠 가운데 ‘겨울왕국’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IPTV와 모바일IPTV 플랫폼에서 모두 VoD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겨울왕국은 지난 1년간 올레tv의 VoD 판매량 부문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며 “소장형 VoD 서비스 ‘클라우드 DVD’ 등 다양한 VoD 서비스로 수요를 끌어들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IPTV 3사가 글로벌 제작사를 핵심 VoD 콘텐츠 유통 채널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SK브로드밴드는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 NBC 유니버설과 각각 초고화질(UHD) 방송 VoD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KT는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와 UHD 콘텐츠 공급 계약을, 미국 워너브라더스와 미개봉 영화 콘텐츠 공급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