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황민교 기자] 얼마 전 웃지 못할 논란이 벌어졌다. 일명 이케아 ‘연필 거지’ 사건이다. 이케아 매장은 쇼룸(이케아 가구를 사용해 실제 방처럼 꾸며놓은 공간) 먼저 구경한 뒤 제품을 추후 픽업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픽업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선 구경 중 원하는 제품번호와 진열대 위치를 적어두는 게 좋다. 이케아 매장 곳곳에 연필이 배치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데 바로 이 연필이 최근 논란의 씨앗이 됐다. 9일 한 유명 커뮤니티에는 “일부 소비자가 연필을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사측이 제공을 중단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누리꾼은 직원의 말을 빌려 다른 나라 2년 치 양이 2개월 만에 소진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다음날인 10일 중고물품 직거래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이케아 연필을 3,000원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이가 나타나며 ‘이케아 연필 중단설’은 기정사실이 됐다. ‘연필 거지’라는 신조어와 함께 자국에 대한 비하 혹은 자성을 오가는 목소리도 커져만 갔다.
컨슈머저널 이버즈는 확인을 위해 지난 11일 광명 이케아 매장을 직접 방문해보았다. 도착 시각은 오후 3시경. 결과만 말하자면 연필은 제자리에 잘 있었다. 배치 공간이 여럿이었지만 어느 한 곳 비어 있지 않았다.
이케아 홍보 관계자는 이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연필은 일시적 재고 소진으로 며칠 비어 있었을 뿐이며 엊그제 다시 입고돼 채워진 상태”라고 밝혔다.
타국과 비교해 국내의 연필 소진 속도가 빠르냐는 질문에는 “사실 연필은 애초에 이케아 측이 고민하던 부분이 아니므로 국가별 비교 수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케아에는 연필이 배치된 곳이 여러 곳 있는데, 부족할 때마다 직원이 채워 넣는 구조여서 소진된 연필 개수를 정확히 파악하긴 힘들다”며 “하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도 국내 소비자에게 연필 제공을 제재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일명 ‘연필 거지’가 존재할 수는 있으나 이케아 측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다. 연필 거지 실존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어, 매장 방문 때 주변에서 오랫동안 지켜봤으나 논란을 의식한 듯 대량으로 가져가는 이는 찾아보지 못했다. “이게 그 연필이냐”며 호기심에 한 개 정도 더 가져가는 이들이 간혹 있을 뿐이었다.
덧붙여 이케아 연필은 어디까지나 글씨 쓰는 게 가능할 뿐 필기감이 결코 좋진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