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투명도·대면적화’ 구현 가속도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 간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이 불붙으면서 높은 연구개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투명도가 30% 수준으로 크게 향상된 데다 크기도 매년 두 배 이상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투명도 17% 수준 55인치 LCD 투명 디스플레이로 만든 냉장고 도어.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투명도 17% 수준 55인치 LCD 투명 디스플레이로 만든 냉장고 도어.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투명도 개선과 크기 확대를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투명하면서도 얼마나 잘 휘어지는지 그리고 대면적으로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투명도를 기존 10%대에서 20~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수준의 척도는 투과율일 정도로, 1~2%대 투명도 개선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을 만큼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며 “특히 대면적 제품에서 30%대 수준은 획기적인 성능 개선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크기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퍼블릭 디스플레이 전시 ‘ISE 2015’에 역대 최대 크기인 55인치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이 선보였다. 공공정보디스플레이(PID) 전문업체 미국 플라나(Planar)가 전시한 제품으로, 55인치 크기에 빛 투과율이 30%대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소개한 투명 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나는 내년 초부터 제품을 본격 공급할 계획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제품 양산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관련 국책사업을 통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00만화소에 육박하는 HD급 해상도 18인치 플렉시블 OLED를 출시했고 올해 30인치대 이상의 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책과제의 최종 목표는 오는 2017년까지 투명도 40%의 60인치 투명플렉시블 개발이다.

LG디스플레이 측 관계자는 “목표 개발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매년 기술 점프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투명도 보다 사이즈 확대가 더 기술 구현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CES 2015에서 LG디스플레이는 투명도 17% 수준의 55인치 LCD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냉장고 도어 등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휘어지는 기술도 돌돌 말리는 롤러블(rollable) 수준의 높은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별도 광원이 필요하지 않은 OLED 투명 디스플레이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LCD는 액정과 컬러필터 등 투과율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소가 존재해 투과율 개선이 어렵다. 하지만 OLED는 자체 발광 방식으로 구조가 단순해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에 상대적으로 적합하다.

업계 관계자는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쇼핑몰, 박물관, 건물 로비 등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경쟁국과 기술격차를 더욱 벌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