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크라우드로 헌법 초안 만드는 플랫폼?

런던정치경제대학 LSE(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공공 정책 대학원이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국민이 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시작했다. 이미 아이슬란드의 경우 지난 2011년 신헌법 초안을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해 만든 바가 있다.

英 크라우드로 헌법 초안 만드는 플랫폼?

이 대학원은 올해 1월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해 영국 국민이 인터넷으로 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발안하는 국민 발안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영국 헌법 초안을 만드는 프로젝트(ConstitutionUK)의 일환.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국민에게 공공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국민끼리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를 주는 데에 있다.

현대 국가 대부분과 달리 이스라엘이나 뉴질랜드를 비롯해 영국에는 성문화된 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1215년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에 따라 시작된 주요 성분법이 헌법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의회가 절차에 따라 법률을 제정, 헌법을 제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 정부에도 어느 정도 유연성이 주어진다.

하지만 입법 등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의회 주권이 제한된다면 기본 가치와 인권에 대한 정리가 중요하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지난 2011년 국가의 정치와 경제 기반을 뒤흔든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새 헌법 초안을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만들었다. 이에 대한 채택 찬반은 국민 투표로 진행해 3분의 2 찬성표를 얻었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헌법 제정을 위한 활동은 시민의 정치 참여 방식을 제시하는 동시에 정치에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의견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대학원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선 의회 권한과 국가 원수 역할 등 10가지 항목으로 나뉘어 있다. 각 항목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고 각자 의견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헌법이 국민의 일상생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과 판사나 일부 전문가만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걸 일반인에게 이해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이 플랫폼은 오는 3월 중순까지 일반 게시물을 받아들일 예정이며 대학원이 개최하는 헌법 제정 회의에 참석할 20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올해는 영국에선 마그나카르타 제정 80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국민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치 시스템에 대한 무관심이나 불만 같은 문제를 해결한 방법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