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각지에선 ATM을 폭파하고 안에 있는 현금을 모두 훔치는 강도 사건이 잇따랐다. 범인 대부분은 체포됐지만 이들이 ATM 한 대에서 현금을 훔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까지 영국 내에서 ATM 강도 사건으로 인한 총 피해액은 79만 4,213파운드. 2013년까지 영국 전역에선 발생한 ATM 강도 사건은 90건 이상이다. 범인은 대부분 20∼30대 갱단이며 지금까지 9명 중 7명이 체포됐다. 처음 ATM 폭파 강도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013년 3월 3일 바클레이즈은행 ATM으로 안에 들어있던 1,485파운드가 강탈됐다. 이후에도 비슷한 사건이 8건 연속 발생했다. 불과 한 달 사이 피해액만 해도 18만 3,885파운드에 달한다.
ATM 폭파 강도는 심야 쇼핑몰 등에서 이뤄졌다. 경찰은 갱이 범행 현장에 남긴 유류품 등에서 DNA 정보를 취득, 범인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범행은 계속됐고 결국 최종 피해 총액은 79만 파운드를 넘겼다.
범인들이 ATM을 폭파한 수법은 먼저 ATM 앞쪽에 있는 커버를 긴 쇠꼬챙이 같은 것으로 쑤셔서 뜯어낸다. 이어 그 사이로 호스를 끼운 다음 산소와 아세틸렌을 주입한다. 산소와 혼합한 아세틸렌을 완전 연소하면 화염 온도는 3,000도 이상에 달하게 된다. 또 가스통은 입수도 쉬운 데다 입수 경로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 상태에서 점화하면 격렬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개폐부 등 강도가 약한 부위가 밖으로 노출된다. 이제 현금을 담은 카세트만 빼내면 된다. 범인들은 대부분 이런 과정을 분담해서 범행을 저질렀다. 한 번 범행으로 범인들이 가져간 현금 최고액은 25만 파운드다. 이들은 대부분 체포됐지만 범인 중 2명은 현재 도주 중이다. 미국에선 이렇게 ATM을 날려버리는 수법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지만 호주나 브라질, 칠레 등에서도 비슷한 수법의 범죄가 발생했었다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