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장이 지난해부터 불거진 삼성 세탁기 파손 혐의와 관련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건 발생 이후 조 사장이 직접 나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장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했다.【사진1】
조 사장은 16일 언론에 밝힌 입장자료에서 최근 논란에 대한 사과와 함께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독일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일반인들이 있었고 바로 옆에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사장은 “일행이 세탁기를 살펴본 뒤 한 시간 넘게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은 아무런 제지나 항의를 하지 않았다”며 “모든 장면은 가전제품 판매점의 CCTV에 찍혀서 그대로 남아 있고 이 사건을 수사한 독일 검찰은 이미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이어 “혐의 유무는 재판을 통해서 밝혀지겠지만 지난 40년간 세탁기 개발에 힘써 온 제 개인의 명예는 물론이고 제가 속해있는 회사의 명예를 위해서 현장 CCTV를 분석한 동영상을 공개한다”며 “기업의 신용은 한 번 타격을 입으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다시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 그런 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공개한 독일 매장에서의 당시 CCTV 동영상 ‘LG전자 조성진입니다(youtu.be/yvrQBRHAc38)’에는 조 사장이 삼성 세탁기를 시험해보는 과정이 담겨 있다. 동영상에는 외국 업체의 유사한 세탁기 테스트 사례를 함께 담아 망가뜨리려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어를 짚고 세탁물을 빼거나 일어날 수도 있고 어린이들이 도어에 매달리는 장난도 칠 수 있는 만큼 엔지니어 입장에서 충분히 테스트를 해 볼 가치가 있다는 주장도 담았다.
이번 사안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4’ 개막 직전 조 사장이 현지 가전매장 두 곳에서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블루’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검찰은 15일 조 사장 등 세 명을 재물손괴 및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