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컬럼] 조충연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20)

스타트업 ‘Why’에서 해답을 찾아라

[스타트업 ‘Why’에서 해답을 찾아라]

필자는 스타트업을 하는 팀을 만나면 사업을 어떻게 시작했냐고 종종 묻는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있게 대답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왜 사업을 시작했는지 왜 이런 팀원을 구성하게 됐는지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왜?`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빨리 다른 대안을 찾아라.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모바일 앱 하나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벤처컬럼] 조충연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20)

그렇다면 스타트업에게 있어서 Why?는 왜 필요하며 어떤 의미일까?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항상 세계 1-2위 수준이다. 국제학력 경시대회에 나가 시험을 보기만 하면 수학이든 과학이든 상위권을 모조리 휩쓴다.

필자는 지난해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유튜브에 공유된 영상 하나를 보았다.

그 영상은 몇 해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그의 정책에 대해 설명하던 것인데 약 2백여명의 국내 기자와 소수의 외신기자가 참석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강연이 끝난후 질문을 한국 기자들에게만 받겠다며 2백여명의 기자들에게 질문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중 손을 들어 질문을 한 국내 기자는 한명도 없었고 이후 다시 한 번 오바마 대통령이 질문을 한국 기자들에게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약 1분간의 침묵이 흐른 후 한 기자가 손을 들어 유창한 영어로 질문을 했다.

그 기자는 중국 기자로 “한국 기자를 대신해 질문을 드리겠다”고 했지만 오바마는 한국 기자에게만 받겠다는 대답을 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은 Why?라는 질문보다는 가르쳐 줄테니 무조건 외우라는 주입식 위주의 교육이었다. 그래서 Why라는 단어에 익숙치 않다. 필자 역시 그런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라 더욱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Why` 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과정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되물어야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다.

우선 ‘Why’라는 질문은 사업의 아이디어와 기회를 가져다 준다.

사람들이 생활하고 사용하는 것에 대해 유심히 지켜보며 ‘왜’라는 질문을 던져 보라.

필자의 경우 신혼 살림을 시작한 의정부에서 서울 시청역까지 매일 1시간을 출퇴근하며 출퇴근자들의 행동과 신문을 읽는 이유등을 조사하여 국내 최초의 무료신문 ‘메트로’를 만들었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있는 이케아는 커다란 가구를 배달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모양과 기능이 다 비슷한 가구만 써야 하는데 “왜 그래야만 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그들은 이후 표준화된 부품을 고객이 직접 쉽게 골라 조립하도록 만들어 성공하게 된다.

즉석 카메라의 대명사인 폴라로이드 탄생도 “Why(왜)” 에서 시작했다.

하버드대에서 화학 공부를 한 에드윈랜드는 가족과 해변에서 놀던중 그의 세살된 딸이 “아빠 사진은 왜 금세 볼 수 없는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았고 그는 1947년에 폴라로이드를 만들었다.

`Why`가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을 준다는 것으로 문제를 인지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를 해결할 정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남긴 고객 후기나 리뷰에 대해 고객의 관점과 향후 사용자들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기업의 관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한다면 제 3자로서의 분석, 아전 인수식 해석으로 엉뚱한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Why`가 중요한 세 번째 이유는 `Why`를 통해 합리적인 태도를 갖게되며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액셀레이팅 또는 조언을 하다보면 많은 창업가들이 “이 사업은 분명 성공할 겁니다”라고 처음에는 자신있게 말하지만 좀 더 깊은 대화 후 “이런부문 들을 좀더 보완 해야할 것 같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스타트업에서 필요한 건 고집보다 합리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은 고집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말도 듣지만 고집만을 강조하는 자가 사업에서 성공할수 있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다.

창업자들 스스로가 Why?(왜)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반드시 어떻게 구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과정 속에서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재확인, 그리고 리스크 발생에 대한 대처, 일련의 마케팅 방법에 대한 효율성 마저도 Why?(왜)라는 질문으로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1년 김범수 현 다음 카카오 의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보다,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 문제를 정의 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는 말을 한 바 있다.

필자는 이 말이 Why? 라는 행위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인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며 결국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스타트업은 Why?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조충연 / 라이브벤처대표

jerry@liveventu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