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세 번의 시도 끝에 새 국무총리를 맞는 데 성공했다. 새 총리 취임을 계기로 그간 미뤄왔던 개각을 단행하며 정국 전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국회는 16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의결했다. 여야 의원 281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148표로 가결됐다. 반대는 128표, 기권은 5표였다.
본회의 참석 여부와 표결 참여 방식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소속 의원이 자율적으로 표결에 참여했다. 소수당인 정의당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 총리는 지난달 23일 후보로 지명될 때만 해도 3선 현역의원이자 여당 원내대표로서 무난한 취임이 예상됐지만 부동산·병역·논문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언론관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가시밭길을 걸었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12일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한 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에 이어 사상 초유의 3연속 총리 후보 낙마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이 총리가 취임 후 강력한 국정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총리로서는 자신의 말대로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쓴소리하는 총리’가 돼 책임총리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당면 과제다.
총리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현재 공석 중인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소폭 개각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청와대는 신임 총리 제청을 받아 개각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도 예상된다. 이르면 설 연휴 전인 17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이 총리 임명동의안이 의결되자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정 전 총리는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로 지난해 세월호 사고 국면에서 사의를 표했으나 차기 후보자의 잇따른 중도사퇴로 2년 가까이 총리를 역임했다. 정 전 총리는 이임사에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더 큰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