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00억달러 규모 양자간 통화 스와프가 오는 23일 만기와 함께 종료된다.
한국과 일본의 재무당국과 중앙은행은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오는 5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고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양자간 통화 스와프를 23일 만기 때 끝내며 앞으로도 필요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16일 공동 발표했다.
만기와 함께 중단되는 스와프는 원-달러, 엔-달러 방식의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른 양자간 통화 스와프로, 양국이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통화를 100억 달러까지 바꿔 주도록 한 계약이다.
통화스와프란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한국으로선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고, 일본으로서도 엔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 면에서 손해 볼 것이 없는 호혜적 거래다.
양국은 통화 스와프를 2001년 7월 20억달러로 시작해 700억달러까지 늘렸다.
한편 만기 종료를 앞두고도 한일 간 경색된 외교 관계 때문에 연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왔다. 양자 스와프가 비록 양국에 호혜적인 계약이지만 한국이나 일본 모두 스와프가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
100억달러 양자 통화 스와프가 중단되더라도 외환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5월에 열릴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양국이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양국의 재무장관회의를 정기적으로 재개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06년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년 1회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돼 2012년까지 다섯 차례 열렸으나 일본 신사참배와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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