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도덕성=미국의 도덕성, “앱스토어, 마리화나 묘사는 되지만 총은 안 된다”

애플이 자사 애플 앱스토어의 정책을 수정했다. 대마초 관련 앱을 허용한 반면 총기 묘사는 금지해 미국 사회의 인식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애플 유저가 많아져 향후 애플의 정책 방향성이 사회에 미칠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대마초와 연관된 애플리케이션을 허용하고 게임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스크린샷 등에서 총기와 관련된 묘사를 할 수 없도록 정책을 바꿨다고 테크크런치 및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는 미국 사회의 인식 변화와 연관성이 깊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주류나 불법 약물의 남용을 이끄는 앱을 금지한다’는 규정에 따라 대마초 관련 앱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약물 금지에 관한 법률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23개 주가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다.

이에 대마초 허용을 지지하는 단체들이나 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매스루츠(MassRoots)의 앱 개발사 등은 지난 몇주간 애플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온라인 서명 운동 등을 보내기도 했다. 매스루츠는 지난 2013년 앱스토어에 등록됐지만 지난해 11월 무통보 삭제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애플 측은 “주정부의 법률이나 연방 법원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대마초 사용은 안전하고 책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대마초 커뮤니티를 받아들인 건 사회적 진보 단체와의 연결을 의미하기도 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앱 스토어에서 총기 관련 묘사가 금지된 것도 사회적 변화의 일환이다. 현재 앱스토어에 등록된 게임 중 몇몇은 스크린샷이나 미리보기 등에 총기를 들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애플은 이를 ‘인간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금지한 상태다. 관련 앱 개발사들은 총기를 들고 있는 스크린샷을 교체하거나 없애는 등 앱 업데이트 작업에 돌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애플의 도덕적 입지가 사회에 미칠 영향력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 고객군 중 청소년 등 젊은 층도 급증하고 있고 부모 대다수가 어린 자녀에게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놀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이 이들에게 미칠 파급력이 개인정보 수집 등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다른 문제처럼 거세질 것이라고 외신은 덧붙였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