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폴라를 만드는 팀에는 기획자가 없다"

폴라를 만드는 팀에는 기획자가 없다. 네이버는 올해 초 조직을 개편하며 이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물색해 온 마케터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겼다.

네이버 같은 큰 회사가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기획자를 따로 두지 않은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게다가 폴라는 네이버가 올해 모바일 시장에서 전면에 내세우는 핵심 서비스다.

좌로부터 이미경 네이버 책임마케터, 한준 네이버 책임마케터
좌로부터 이미경 네이버 책임마케터, 한준 네이버 책임마케터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거치며 그동안 사내에서 ‘BE유저(이용자가 되자)’ 슬로건 하에 대학생 등 실제 SNS 이용자와 호흡해 온 마케터에 폴라를 맡겼다”며 “별도 기획자 없이 A부터Z까지 이용자 입장에서 만든 서비스가 폴라”라고 말했다.

한준, 이미경 네이버 책임마케터가 폴라를 이끄는 주요 인물이다. 이들은 지난해 ‘BE유저’ 프로젝트를 통해 약 6개월간 20여명 대학생들을 따라다니며 “이용자가 원하는 SNS는 무엇인가”라는 답을 찾았다. 유명한 SNS 서비스는 물론이고 러시아 등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를 샅샅이 훑었다.

한준 책임마케터는 “이미 웹에서는 ‘훈녀생정(훈훈한 여자가 되는 생활정보의 줄임말. 다이어트·뷰티 등 여성형 정보)’처럼 새로운 키워드가 매일 생겨나는데 이것을 쇼핑, 다이어트 등 딱딱한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사용자가 키워드를 만들고 공감을 얻은 키워드가 모여 정보를 생성하는 것이 폴라의 큰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콘텐츠 생산량이 줄고 많은 이용자가 눈팅에 그치는 현상은 기존 SNS가 (전통적인) 미디어 영역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폴라를 관찰과 참여가 모두 가능한 SNS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책임마케터는 “나의 관심사와 친구의 관심사가 같지 않을 수 있다는데서 출발했다”며 “사용자가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은 확장성 측면에서 기존 SNS보다 강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마케터는 “개인적인 관심사는 물론이고 교통정보, 지역정보로까지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어 기존 이미지 중심 SNS와는 또 다른 감성으로 이용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라는 쇼핑검색과 더불어 네이버 조직개편 첫 결과물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 SNS에서 새로운 콘셉트로 도전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혁신의 첨병 역할까지 해야 한다.

한준·이미경 마케터는 폴라를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각각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서적” 그리고 “관심사로 놀기”라고 답했다. 느슨하지만 현재 트렌드와 핫이슈 그리고 개개인 관심사까지 가지고 놀 수 있는 넓은 놀이터라는 의미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