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과학, 이번주엔]조건반사 발견한 이반 파블로프 생 마쳐

1936년 2월 27일, ‘파블로프의 개’로 유명한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 1849~1936)가 생을 마감했다.

파블로프는 개가 주인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침을 분비한다는 조건 반사를 발견해 실험적인 대뇌 생리학의 길을 연 학자로 평가된다.

[역사속 과학, 이번주엔]조건반사 발견한 이반 파블로프 생 마쳐

러시아 라쟌에서 태어난 파블로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 의학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육군 군의학교 내과연구실에서 연구생활을 시작했다. 1890년에 임피리얼 의학아카데미 생리학 교수가 되고, 1924년 사임할 때까지 여기서 일한다. 초기에는 소화선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고 1904년 소화선에 관한 연구로 러시아인 최초의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다.

이후 연구는 조건반사에 집중했다. 파블로프는 1902년에 유명한 개 실험을 통해 조건반사를 발견한다. 고전적 조건화 실험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실험은 타액이 입 밖으로 나오도록 수술한 개로 침샘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발견됐다.

개는 음식을 보면 침을 흘리는 무조건 반응을 일으키지만 종소리에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를 중성자극이라 한다. 하지만 중성자극인 종소리를 들려주고 직후에 무조건 자극인 음식을 주는 행위를 반복하면 개는 중성자극인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는 무조건 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고전적 조건 형성이 일어나는 이유는 개가 종소리를 들으면 곧이어 무조건자극인 음식도 함께 제공받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파블로프는 이 같은 개의 반응을 연구해 조건반사의 존재를 확인하고 본질을 규명했다. 또 연구를 발전시켜 생리학 이론과 실험, 나아가 행동심리학에까지 큰 공헌을 했다. 조건반사 연구는 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교외의 코르투시에 있는 파블로프생리학 연구소에서 지속했다. 파블로프가 1923년에 그동안의 연구를 집대성해 발표하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만년에는 수면, 본능, 신경증 등에 대한 연구를 했다.

파블로프가 남긴 주요 저서로는 ‘대뇌 양 반구의 작용에 관한 강의’ ‘조건반사학 강의’ ‘조건반사 연구의 20년’ 등이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