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임 내정자는 거시경제·금융정책 부문의 재무 관료 경험과 민간 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 경험을 모두 쌓아 금융위원장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을 시작해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과 금융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이론과 경험을 겸비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기조실장을 지내면서 탁월한 정책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청와대 경제비서관으로 발탁된 바 있다. 경제정책국장 시절에는 이명박 정부의 초창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품은 온화하고 다정해 인기가 많다. 일을 할 때는 치밀하고 강하게 추진하지만 합리적 리더십으로 직원들이 잘 따르는 편이다. 2009년 11월 청와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회의 도중에 ‘병상에 계신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으나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가 부친의 임종을 놓친 일은 유명한 일화다.
전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중앙회와의 갈등 끝에 사임한 상황에서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은 후 중앙회와의 갈등을 봉합한 것은 물론 농협금융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내정자의 재직 시절 농협은행이 예금, 대출, 펀드, 퇴직연금 등에서 성장세 1위를 차지하고 농협생명은 신규보험료에서 삼성생명을 제쳤다. 이에 농협금융은 신한, 국민, 하나과 함께 명실상부한 4대 금융그룹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