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통신회사 버라이즌이 샌프란시스코에 스몰셀(small cell)을 전면 도입한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스몰셀 시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버라이즌이 금융가나 IT업체들이 분포한 샌프란시스코 등 북동부 주요 지역에 연내 롱텀에벌루션(LTE) 스몰셀 400여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22일 리코드가 보도했다. 회사는 뉴욕, 피닉스, LA, 시카고에 스몰셀 기지를 만든 바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스몰셀은 에릭슨이 디자인한 것으로 가로등이나 전신주에 붙여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스몰셀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250~500피트(feet)를 커버한다. 특히 지금까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보급되지 않은 일부 지역에만 몇 개씩 설치됐던 스몰셀을 빽빽하게 늘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스몰셀들은 서로의 주파수 영역을 방해하지 않는 간격으로 세워진다.
오는 2분기부터 시작해 400여개가 모두 만들어지면 데이터 속도를 지금보다 3배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릭 리드 버라이즌 부사장은 “도시의 경관을 해치지 않고 이동통신 속도를 높이거나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이 스몰셀”이라고 말했다.
이는 회사의 ‘네트워크 조밀화’ 프로젝트 일환이다. 네트워크 조밀화 프로젝트는 스몰셀로 빽빽하게 네트워크 기지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으로, 회사는 최근 이 프로젝트에 50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나의 대형기지국(매크로셀) 안에 여러 스몰셀을 구축해 데이터 처리 용량과 속도를 키운 ‘헷넷(HetNet)’ 기술도 사용 중이지만 이번에 설치할 스몰셀과 헷넷 간 간섭 현상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스몰셀 시장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스몰셀은 두 개의 라디오와 하나의 안테나를 탑재한 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으로 기존 기지국보다 주파수 전송 범위는 좁지만 크기도 작고 저렴해 인기가 높다. 최근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또다른 미국 이동통신 업체인 AT&T 또한 미국 내 주요 도시에 연내까지 4만여개의 스몰셀 기지를 만들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영국 버진(Virgin)도 최근 아르키바(Arqiva)의 4G 적용 범위 노하우를 자사 스몰셀 기술과 접목해 런던, 버밍햄, 맨채스터 등 주요 도시에 가로등이나 CCTV 카메라 형태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인포네틱스(infonetics)는 지난해 스몰셀 시장을 전년보다 65% 증가한 13억달러로 추산하고 오는 2017년에는 시장 규모가 27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