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방법은 공평이라는 관점 뿐 아니라 부를 잘 배분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실현하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늘 같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사회 발전에 걸맞은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면서 진화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원 고갈 등을 고려해 생태적이고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면서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하기 위한 과세 방법으로 엑스택스(Ex’tax)라는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 사회는 물질 사회다. 넘쳐 나는 제품은 자원을 통해 만든다. 물질 사회는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낳는다. 또 한 편으로 인구 폭발이라는 표현에 맞게 20세기 이후 전 세계 인구는 빠르게 늘었다. 물질 사회는 사람도 넘쳐나는 사회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직하는 사람이 넘치는 실업 사회라는 일면도 갖게 된 것이다.
자원 고갈 문제와 실업자가 넘치는 문제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보면 자원 소비 행동에 대한 과세는 너무 적은 반면 노동력에 대한 과세 수준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자원 소비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자원은 과소비가 되면서 고갈될 수준이지만 노동력에 대한 과세는 대부분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이 부담하는 높은 인건비를 빌미로 감축을 한다.
이런 상황이 이상한 게 아니냐고 생각해서 시작한 게 바로 엑스택스다. 네덜란드 기업가인 에커트 윈첸(Eckart Wintzen)은 물질 사회, 소비 사회의 구조적 결함을 과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에서 엑스택스라는 세제를 구상했다. 소비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자원이 싸고 사람은 비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나 서비스에 대한 세금이 과한 반면 자원 소비에 대해선 충분한 과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엑스택스는 이런 구도를 반전시킨 것이다. 자원 소비에 대해 크게 과세하고 반대로 사람이나 서비스에 대해선 세금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엑스택스를 채택하게 된다면 자원을 교환할 때 크게 과세가 되기 때문에 자원 가격이 필연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물건값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가급적 물건을 아끼게 되고 재활용과 재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기게 된다.
또 자원 소비 자체를 억제해 소비를 줄이자는 움직임도 나오게 된다. 엑스택스는 이런 3R(Recycle, Reuse, Reduce)을 추진하면서 친환경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구상이다. 물건이 고장나면 수리를 하면서 오래 쓰려는 경향도 생기게 되는데 수리를 하는 것도 사람인 만큼 여기에서 고용이 창출된다.
그 뿐 아니라 사람이 하는 서비스에 대한 낮은 과세 덕에 서비스 비용도 줄어 저렴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노동력이 아니라 자원에 과세하자는 엑스택스는 저렴하면서도 서비스 품질이 높고 환경 친화적인 사회를 실현하는 걸 목표로 한다.
엑스택스는 노동자에 대한 높은 세금이 노동자의 수를 최소화하려는 추세로, 자원에 대한 과세가 낮으면 끝없이 자원을 소모하게 되는 현재 구조에서 탈피, 과세 대상을 사람에서 자원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런 세제를 실현하려면 전 세계적인 과세 개혁이 필요한 만큼 실현 자체에는 장벽이 많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