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특허 질적 수준 `미국 평균 이하`

최근 5년간 정부 연구개발(R&D)로 창출된 특허 출원은 양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나 미국에 등록된 우수 특허 비율은 미국 평균치에도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한국지식재산전략원에 의뢰해 실시한 ‘2013년 정부 R&D 특허성과 조사·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부 R&D로 창출된 국내 특허출원은 총 2만3766건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12.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R&D 양적 효율성을 나타내는 특허 생산성(R&D 10억원당 특허출원 수)은 1.41로 미국(미국 공공연구소 0.21, 미국 대학 0.26)과 일본 대학(0.34)을 크게 압도했다.

그러나 국내 특허출원에만 집중돼 해외 시장 진출 등에 꼭 필요한 삼극(三極)특허(미국, 유럽, 일본에 동시에 출원된 특허) 비율 및 패밀리 특허(동일 발명이 2개국 이상에 출원된 특허) 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44~77%에 그쳤다.

특히 특허성과의 질적 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쳤다.

정부 R&D 특허성과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우수 특허 비율(14.0%)은 민간 R&D 성과로 얻어진 우수 특허 비율(15.5%)보다 약간 적었으나, 외국인 우수 특허 비율(42.5%)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정부 R&D로 창출된 미국 등록 특허의 우수 특허 비율 역시 10.4%로, 미국 등록 특허 평균치(25.6%)를 크게 밑돌았다.

특허 성과 활용 측면에서는 대학·공공연의 기술료 수입이 2012년까지 증가했으나 2013년에는 전년 대비 8.9% 하락했다.

대학의 특허이전율(4.1%)과 건당 기술료(2100만원)는 공공연의 특허이전율(8.5%), 건당 기술료(2870만원)보다 낮았다.

특허 성과 관리 측면에서는 기술 우수성에 비해 특허 권리성 및 포트폴리오 관점의 권리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실제로 특허출원이 가능한 우수성과(157건) 중 14%(22건)는 출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등록 특허 유지율은 대학(72.4%)이 공공연(53.9%), 기업(70.8%)보다 높았으나, 특허 이전율은 공공연(8.5%)이 대학(4.1%)보다 높았다.

기술 분야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47.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허활동 지수(해당 분야에 얼마나 특허 활동이 집중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는 국내 및 미국에서 모두 바이오기술(BT) 분야가 높았으나, 활동 지수에 비해 미국에 등록된 우수 특허 비율(4.8%)은 미국 전체 평균(25.6%)보다 낮았다. 또 특허이전율(4.8%)과 건당 기술료(1670만원)도 국내 평균(특허이전율 6.1%, 건당 기술료 2590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과제별로는 응용연구의 우수 특허 비율(14.8%)이 기초연구(13.6%)나 개발연구(13.7%)에 비해 높았다. 기초연구의 특허이전율(3.9%)은 개발연구(7.85), 응용연구(6.7%)보다 낮았다.

과학기술표준 분야별로는 정보·통신의 특허출원(20.3%) 및 등록(17.6%) 비중이 가장 많았고 특허이전도 활발했으나 우수 특허 비율(11.7%)은 가장 낮았다.

정부부처별 R&D 특허출원 비중은 미래창조과학부(42.0%), 산업통상자원부(24.3%), 중소기업청(9.8%) 순으로 많았다. 등록 비중 역시 미래부(40.4%), 산업부(19.8%), 중기청(12.5%) 순이었다.

특허이전율은 농촌진흥청(9.2%)이, 건당 기술료는 미래부(3200만원)가 각각 높았다.

특허청은 이번 국가 R&D 특허성과 분석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 R&D 특허의 질적 수준 제고 △대학·공공연의 특허 활용 확대, 해외 권리화 지원 △중견·중소기업의 강한 특허 창출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미래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정부 R&D 전 주기에서 특허정보를 활용해 고품질 특허를 창출하고 사업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