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체결을 앞두고 각 업계는 14억명의 중국 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중 FTA 효과는 기술우위에 있는 업종과 대기업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이미 전 세계 90% 이상 시장이 개방된 IT업계는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중국 자본의 투자 활성화와 중국 내 ‘취(去)IOE’ 전략(시장을 장악한 IBM·오라클·EMC 같은 특정 벤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전략)이 중국 진출의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업계의 기대에 부흥하듯 최근 중소기업청이 텐센트, 바이두, 샤오미 등 중국 최고의 브랜드 가치 기업을 키워낸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캐피털업체 중국 IDG캐피털과 1000억원 규모의 ‘대한민국 벤처펀드(가칭 코리아펀드)’를 조성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대한민국 벤처펀드에 따르면, 전체 재원의 60% 이상을 한국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며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미디어통신, 콘텐츠, 헬스케어, 바이오, 환경기술, 게임 등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중국 기업과 연계 및 지원을 통해 중국·미국·홍콩 등 주요 자본시장에 기업공개를 하거나 글로벌 기업에 M&A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중국의 거대 자본이 유입되고 중국 기업과 비즈니스가 연계되면 기술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SW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와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취IOE 전략을 펴고 있는 중국 IT시장에서 단순 외산 SW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중국 현지 유력 기업과 손잡고 공동사업을 전개하는 방법도 우리 SW업계에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쉽고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한 동시에, 초기 중국 시장 진출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단기간에 시장 안착이 가능하단 강점을 가졌다. 영원히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국산 SW의 글로벌 시장 성공을 가까운 중국시장에서 조금씩 거둘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IT가 중국보다 조금 앞서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국은 더 이상 한국과 기술격차를 운운할 상대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협력을 모색해야 할 상대가 됐음을 인정해야 할 때다. 보다 큰 미래를 위해 전략적으로 손잡고, 중국의 드넓은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기술로 압도할 수 있다고 자만하는 순간, 중국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더 멀리 달아날 것이다.
최근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과 모바일 시장에서 ‘샤오미’의 급부상 등 중국이 글로벌 IT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고, 한중 FTA 체결과 ‘취 IOE’ 전략이라는 호재까지 있어, 한국 IT 기업에 있어 중국을 통한 비즈니스 확대는 곧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의 교두보가 될 것이 확실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과거부터 계속해서 중국과의 협력을 시도해 왔지만, 올해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집중해야 할 이유기도 하다.
장인수 티맥스소프트 대표 insoo_chang@t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