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카타 에어백 리콜 대수가 25일 현재 3140만대에 육박했다. 도요타 가속 페달 리콜 대수 1100만대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 여파로 최대 물량을 리콜한 혼다의 대표이사가 전격 교체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혼다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 11개사 모두 아직도 수리용 에어백 인플레이터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다카타는 작년 11월부터 멕시코 몬크로바 공장에 수리용 에어백 인플레이터 증산용 2개 생산 라인을 긴급히 증설해 올해 1월부터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 그 효과로 다카타의 수리용 부품 생산량은 현재 월 45만개에서 오는 9월부터 월 90만개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카타가 수리용 부품 소요량을 전량 공급하는 데에는 앞으로 3년 4개월이나 소요될 예정이어서 완성차 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이에 혼다 등 완성차 업체들은 수리용 에어백 인플레이터를 다카타 경쟁사들로부터 긴급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다카타 경쟁사들이 신규 증설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유로 신규 수주 물량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TRW는 장기 거래를 보장하는 완성차 업체에게만 보수용 부품 생산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TRW 측은 신규 에어백 수주 물량과 동일한 규모의 증설 투자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수용 부품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와 연계해 신규 에어백 물량을 수주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오토리브는 올 1월 최대 2500만개의 수리용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유타주 공장에 신규 증설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토리브 고위 임원은 신규 투자와 관련해 완성차 업체들과 장기 거래 약정 체결을 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셀은 올 여름 가동 목표로 일본 하리마 공장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미국 제 2공장 건설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16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다이셀 역시 수리 부품 공급용 신규 투자와 관련해 신규 에어백 물량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다카타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리콜 비용이 막대한 데다 미래 생존을 담보할 신규 물량까지 빼앗길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정 부품의 대량 리콜 사태가 해당 기업의 미래 생존을 위협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