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큐엔씨, 日 장악한 산업용 램프 국산화 속도낸다

일본 우시오가 독점해 온 산업용 엑시모 램프를 국내 기업 원익큐엔씨가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10년 이상의 연구개발(R&D) 투자를 거치며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올해부터 공격적인 국내외 시장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원익큐엔씨(대표 박근원)는 자체 개발한 엑시모 램프의 기술 완성도가 경쟁사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전통적으로 산업용 램프는 일본과 독일이 우세하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에서 우시오가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국내 기술로 시장을 대체해 나간다는 포부다.

엑시모 램프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의 핵심 부분품이다. 빛으로 유기물질을 태워 없애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이 400~700나노미터대인 데 비해 엑시모는 172나노미터의 단파장이다. 일반 수은가스 대신 제논가스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엑시모 램프는 웨이퍼와 글라스 표면을 빛으로 세정하는 비접촉 건식 세정 방식을 쓴다. 회사는 기존 습식·약품 세정이나 플라즈마 세정 방식보다 엑시모 램프를 사용한 비접촉 건식 세정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불순물을 전기적으로 태우는 일반 플라즈마 세정 방식과 달리 전기성이 없어 패턴에 영향을 주지 않고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습식·약품 세정은 분자 단위 크기의 오염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렵고 세정 후 기판에 남은 화학물의 오염 문제도 있다.

수시로 점등해도 조도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저압수은램프는 한 번 점등해서 실제로 사용하기까지 몇 분이 걸리지만 엑시모 램프는 사용할 때만 켰다가 바로 끌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램프 크기가 작아서 노트북PC 크기의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웨이퍼부터 8세대급 대형 패널에까지 적용 가능하다.

전통적으로 산업용 특수광원 시장은 일본 우시오, GS유아사가 주도해왔다. 이들의 램프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자체 기술은 아니다. 원익큐엔씨는 별도 해외기술 없이 자체 기술로 산업용 엑시모 램프를 개발했다. 2003년 개발을 시작해 10년 이상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원익큐엔씨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제품 판매와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며 기술력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에 수출을 시작했고 앞으로 시장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