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축전지가 주도해온 자동차 배터리가 리튬이온 이차전지로 서서히 바뀔 전망이다. 주로 엔진구동에만 사용됐지만 최근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해 전장구동까지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리튬이온 배터리 세계 1·2위의 삼성SDI와 LG화학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은 미국 포드와 LG화학은 폴크스바겐그룹과 각각 저전압시스템(LVS)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LVS는 보통 48V 출력의 리튬이온 전지를 활용해 엔진 동력을 지원해 연비를 개선하는 핵심장치다. 납축전지가 주류였던 시동 배터리 용도뿐만 아니라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연계할 경우 정차 후 재출발 시 자동차 엔진을 대신하고 내비게이션·난방장치·전기조향장치 등 각종 전장을 가동하기 때문에 기존 엔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여기에 회생제동 시스템과 연계해 감속하거나 내리막길 주행 시 발생하는 전기를 저장하기 때문에 연비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 특히 리튬이온 전지 특성상 기존 납축 배터리 대비 30% 가량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어 연비 향상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삼성SDI는 자사의 ‘마이크로 HEV용 12V 듀얼 팩’과 기존 납축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동 개발 중이다.
LG화학도 폴스크바겐그룹 아우디와 최근 LVS 제품 적용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폴스크바겐과 아우디의 차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마이크로하이브리드차(μHEV) 등에 적용된다. LG화학은 12V·48V·언더플로어 팩 등 제품 라인을 다양화해 아우디 이외 유럽 완성차 업체와 연내 추가 공급도 추진 중이다.
배터리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업계가 내비게이션 등 전장부품을 비롯해 연비 개선을 위한 전자제어시스템 장착이 늘어나면서 기존 납축전지 대신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향후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주도하기 전까지 LVS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