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격 비교하는 비중 59%로 단연 `세계 톱`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가격을 비교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세계적으로 10명 중 4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는 이 비중이 60%에 육박해 세계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오프라인 매장이라고 터무니없는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파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격 비교하는 비중 59%로 단연 `세계 톱`

마케팅 조사업체 GfK가 지난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23개국 15세 이상 휴대폰 사용자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 활용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0%가 온라인에 접속해 가격을 비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23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59%였으며 중국(54%) 터키(53%) 등 3개국만 절반을 넘었다. 주요국을 보면 미국이 37%였으며 일본 29%, 영국 27%, 인도 17% 등으로 30%를 밑돌았다.

23개국 평균을 기준으로 성별 스마트폰 가격 비교 비율은 남성이 42%로 여성(37%)보다 높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드물게 여성(60%)이 남성(59%)보다 높았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대체로 여성이 쇼핑을 많이 하는 것과 연관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조사는 고객의 오프라인 쇼핑 행태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돼 주목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22%(한국 24%)가 매장에서 쇼핑 중에 동일 매장 또는 다른 회사의 인터넷쇼핑몰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제품을 체험 후 모바일 쇼핑몰에 들어가 가격 비교 후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최재섭 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보급 이전에는 가정·회사에서 PC로 제품 가격을 보고 구매는 오프라인매장에서 이뤄졌지만 지금은 구매 의사결정과 행위 모두를 매장에서 진행한다”며 “이런 구매 패턴은 제품 가격체계가 온라인 최저가로 통일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에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고객 이탈을 막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계는 부동산 수익 기대와 함께 무조건 매장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며 “늘어난 매장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체감할 수 있는 쇼핑의 재미’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최근 복합쇼핑몰이 늘어나고 있고 백화점에 식당 등 부대시설이 증가하는 것이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강원민 GfK코리아 이사는 “오프라인 매장도 실시간 온라인 가격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만이 지닐 수 있는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국가별 매장에서 스마트폰 가격 비교 소비자 비중(단위:%) / ※자료:GfK>


【표】국가별 매장에서 스마트폰 가격 비교 소비자 비중(단위:%) / ※자료:GfK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