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캐피털사들이 제조계열사와 협업해 해외에서 매출과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제조업과 금융업의 효과적인 연계 모델이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현대캐피탈 미국은 지난 2008년 5조3000억원이었던 대출자산이 23조원으로 5년 만에 네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매년 4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11개 시중은행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총영업이익이 매년 90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현대·기아자동차를 판매할 때 현지에 동반 진출한 현대캐피탈을 이용하면 더 많은 혜택을 준 덕택이다.
2012년 7월 출범한 현대캐피탈 영국은 출범 1년 만에 자산 1조원을 돌파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본금은 기존 450억원에서 790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현재 미국, 영국, 중국, 브라질, 캐나다 등 아홉 개 지역에 진출해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대차 약진과 함께 글로벌 현대캐피탈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비, 공작기계를 수출하는 두산인프라코어도 리스금융을 하는 두산캐피탈과 손잡고 중국에 진출했다. 두산캐피탈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하는 지게차나 공작기계와 같은 대형 장비를 해외에 판매하면서 현지에서 발생하는 금융 수요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두산캐피탈 관계자는 “금융과 제조업의 연계 시너지를 고양하고자 현지 중국법인인 ‘두산중국융자조임유한공사’를 인프라코어차이나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효성캐피탈도 비슷한 사례다. 현대중공업이 판매하는 굴삭기 등의 자금 융통을 현대융자조임유한공사(효성캐피탈 지분 11.98% 지분투자) 중국법인이 전담한다.
효성캐피탈 관계자는 “현지 진출한 리스사는 2007년 설립 초기부터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 기업”이라며 “제조업과 금융업이 합작한 캡티브리스사를 설립한 게 중국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가 발간한 ‘금융회사 해외 점포 현황’에 따르면 현재 10여개 국내 캐피털사가 해외에 진출해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통적으로 BMW나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가 해외시장을 볼 때 리스금융을 하는 캐피털사와 함께 진출하는 게 관행”이라며 “고객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어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