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장비 입찰공고 `최고치`…국내 장비업계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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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공고가 지난 두 달간 중국 시장에서 봇물을 터지듯 쏟아졌다. 저온폴리실리콘(LTPS)과 옥사이드 TFT 기반 고화질 액정표시장치(LCD) 분야 신규 증설 장비 투자에 집중됐다. 국내 장비 업체는 현지서비스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중국 특수 잡기에 나섰다.

1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난 1, 2월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입찰 공고 건수가 각각 54건, 81건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입찰 공고가 하루에 두 건 이상 나올 만큼 중국 패널 업체 생산 설비 투자가 활발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뤄졌던 투자까지 새해 조기 집행되면서 ‘신규투자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며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장비 업체들이 중국 고객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설비 투자 테이프를 끊은 곳은 티안마다. 지난 1월 1일 박막트랜지스터(TFT)와 컬러필터 공정용 노광장비 구입 관련 입찰 공고를 냈다. 이어 레이저결정화(ELA) 장비, 컬러필름 접근 노광장치 외 다양한 장비를 추가 요청했다. 2월에는 6세대 LTPS 공장 건설 입찰에도 나섰다.

BOE 역시 신규 투자에 속도를 냈다. 1월에 24건, 2월에 15건의 입찰 공고를 냈다. 베이징, 충칭, 허베이, 청두에 있는 공장 모두에서 장비 구매에 나섰다. 베이징 BOE는 8.5세대 TFT LCD 부품 12만장(원장 투입 기준) 규모 생산 증설에 나서면서 공정 전 분야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CSOT는 6세대 LTPS 설비 투자에 나섰다. 1월에는 우한 지역 공장건설 입찰을 냈고, 2월에는 이 공장에 들어갈 설비 입찰에 나섰다. 신규 공장 생산량은 유리 기판 투입 기준 월 3만장이다.

중국 업체가 신규 설비 증설에 나선다는 소식에 국내 장비 업계가 분주하다. 현지 법인과 서비스센터 설립 등 다양한 고객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일부 국내 신생 장비 업체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가격 후려치기’에 나서는 등 과열 양상도 일고 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장비 업체 중국 시장 의존도가 한층 높아졌다”며 “단발성 제품 공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 충성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전략적 협력 관계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설비 비딩 공고 현황 (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설비 비딩 공고 현황 (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