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신차안전도평가(K-NCAP)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측면충돌 조건이 강화되면서 상위 등급 획득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또 자동비상제동(AEBS), 차선유지지원장치(LKAS) 등 주요 첨단예방안전장치 평가 기준을 마련해 2017년 본격 적용한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올해 신차안전도평가부터 강화된 측면충돌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고 2일 밝혔다. 기존 경차 수준의 충돌 대차(시험 차량에 충격을 가하는 차량)를 중형·준중형급으로 키우고, 최신 자동차 디자인을 반영한 것이 골자다.
우선 대차 무게가 기존 950㎏에서 1300㎏으로 늘어난다. 대차 전면 디자인도 최신 차량에 맞게 변경된다. 이에 따라 측면 충돌 에너지는 36.8%, 충돌 부위 강성은 20% 커진다. 기둥 측면 충돌 평가 조건도 엄격해진다. 충돌 속도는 시속 29㎞에서 32㎞로 높아지고, 충돌각은 기존 직각에서 75도로 더 크게 기울어진다.
안전띠미착용경고장치(SBR) 평가 범위는 기존 1열에서 2열까지 전좌석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SBR 장착으로 받을 수 있는 가점도 0.2점에서 0.4점으로 늘어난다. 단, 뒷좌석 성능이 기준에 부합해도 앞좌석 성능이 미달되면 0점 처리한다.
교통안전공단은 2017년부터는 첨단예방안전장치도 평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 AEBS는 교외(Inter-Urban), 도심(City), 보행자(Pedestrian) 환경으로 나눠 기준이 정해진다. LKAS, 자동순항제어(ACC), 속도제한장치(SLD), 사각지대감지(BSD), 지능형속도지원(ISA), 후진주차보호감지(RCTA) 등도 평가 기준 작성에 들어간다.
2017년부터 충돌안전 평가도 여성, 어린이 등으로 탑승 환경이 세분화된다. 고정벽 정면충돌(Full Frontal) 평가에서는 조수석에만 앉히던 여성 더미를 운전석에도 앉힌다. 부분 정면충돌(Offset Impact) 평가와 측면충돌 평가에서는 뒷좌석에 6세, 10세 어린이 더미를 앉힌다.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은 매년 충돌 안전, 보행자 안전, 주행 안전, 사고예방장치 네 개 분야로 나눠 국내 시판 자동차 안전성을 평가해왔다. 올해도 대상 차량 10여종을 선정해 신규 기준을 적용, 평가할 계획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평가 기준 강화는 최근 자동차가 크고 무거워진 현실, 까다로워진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 외에도 보행자 안전, 첨단 예방안전장치 평가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기술과 시장 환경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