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무역적자 확대…수출구조 다변화 필요

한국의 유럽연합(EU) 무역역조 심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일 공개한 ‘수입 급증, 수출 답보로 대 EU 무역수지 적자 확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07억달러 적자를 나타내 역대 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월에도 12억달러 적자가 나는 등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있다. 연구원은 EU 무역 적자 확대가 2007년부터 본격화된 한국 기업의 해외생산 확대,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EU 수출이 늘었으나 원유, 항공기·부품, 천연가스, 금제품 등 수입이 급증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에 대한 제재로 2012년부터 영국산 브렌트유 수입이 많이 늘어난 데다,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후 EU 제품이 일본산 소재·부품을 대체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소비자의 고급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럽산 자동차와 소비재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무역 적자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U로 수출은 유로존 경기침체로 주력 품목인 선박 수출이 급감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서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수출이 줄거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EU와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소수 품목에 집중된 수출구조를 다변화하고 의약품, 기계, 장비 등 만성 적자 품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