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발광다이오드(LED) 보조금 지원 중단설이 오히려 자국 업체의 신규 장비 투자에 속도를 내게 하고 있다. 업체는 보조금이 끊기기 전에 최대한 많은 설비 투자를 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 여파로 LED칩 과잉 공급이 현 수준보다 단기적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LED 칩·패키지 업체가 LED용 유기화학금속증착장비(MOCVD) 대량 구매에 나서고 있다. 구매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장비 업체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OCVD는 사파이어 기판 위에 갈륨나이트라이드(GaN)층을 증착하는 장비로, LED 칩 성능과 수율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공정 장비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MOCVD 보유대수로 그 회사 생산능력을 평가한다.
대표적인 중국 LED 칩 생산업체인 사난은 지난해 이미 샤먼시로부터 보조금 10억위안을 받았다. 추가 지원 계약도 맺은 상황이지만 정부 보조금 지원 방침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 모든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초 액시트론과 비코이도 2년 내 사난에 각각 50대씩 MOCVD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 변경으로 양사는 오는 5월까지 장비 공급을 해야 한다. 사난에 공급되는 신규 장비는 2인치 웨이퍼 기준 120장이 한 번에 로딩될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 사난은 올해 추가 도입분을 합치면 총 230대의 MOCVD를 보유하게 된다.
화찬세미텍(HCS)도 지난해 완공한 쑤저우 공장에 신규 장비를 계속 늘리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올해 수십대의 장비 투자를 상반기에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중국 LED 업체가 정부의 보조금 지원 중단설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잠시 안정세를 찾았던 LED 산업이 또다시 중국발 공습으로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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