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스마트원전에 NRC 인증 통과까지…한국형 원전 겹경사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산업이 해외 무대에서 연이어 개가를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원전 외교를 성사시킨 데 이어 고유 수출형 원전 모델인 APR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박 대통령이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짓고 있는 원전 모델이라 앞으로 수출 확대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APR 1400 모델이 적용된 신고리 원전 3·4호기
APR 1400 모델이 적용된 신고리 원전 3·4호기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산 신형경수로 원전 APR1400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 본심사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이번 APR1400 NRC 사전심사 통과는 원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가 크다. APR1400은 우리나라 원전 수출 1호인 UAE 원전 모델로 한국형 원자로 수출 주력품이다. 사우디와 원전 협력에서도 스마트 원전과 함께 수출 결실에 가장 근접해 있다.

NRC 인증은 미국 현지에 해당 원전을 건설할 수 있다는 안전성 평가의 의미를 지녔다. 이 인증을 받으면 미국 내 원전건설시 안전성을 사전에 인정받는 브랜드 효과와 관련 심사도 면제받는 혜택을 얻는다. 국제 원전 산업계에서도 공신력을 인정하는 인증으로 일종의 국제표준처럼 인식되고 있다.

일단 사전심사 통과지만 일부 원전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본심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근 사전심사 통과조건을 까다롭게 한 것을 감안하면 본심사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해당 인증을 통과한 모델을 5개뿐이다.

특히 한-사우디 원전 관련 포괄적 협력이 진행된 가운데 들려온 소식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산업부는 4일(현지시각)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과 만나 양국 원자력 공동위 구성을 논의하는 등 공식 협력채널 구축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사우디가 2032년까지 원전 17.6GW 건설을 계획하는 등 최근 원전 시장에서 최고의 발주처로 주목받고 있다. 오일머니의 구매력이 그만큼 강하고 크기 때문이다.

APR1400이 본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15년간 미국 연방규정에 따라 안전한 원전으로 공인받게 된다. 국제 원전 산업계에서도 공신력 있는 모델로 인정받으면서 수출이 보다 수월해진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NRC 설계인증 본심사 착수는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을 넘어 한국 원전설계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원전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